삼삼한 날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얼마전 한우데이에 맞춰 반값으로 할인한다는 소고기에 이어, 반값에 세일한다는 돼지고기 얘기가 귀에 언뜻하다. 삼겹살데이란다. 비계가 삼겹으로 겹쳐 보인다해 '삼겹살'이라 부르는 유명세를 지닌 돼지고기와 저녁 데이트를 하는 날이다. 강물집, 순이네, 돼지엄마, … 길다란 뒷골목이나 옆골목에 들어 불판에 뒤적이며 소주잔을 넉넉히 기울이던 맘편한 상호일테다. 석삼자가 겹쳐 삼삼한 3월 3일이니 그 모양새도 삼삼, 맛도 삼삼, 값도 삼삼하다니 '위하여' 술잔도 삼세번은 부딪히려나. "큰집 잔치에 작은집 돼지 죽어나간다"는 속담에 어린날에 시골 대동잔치에 어른들 돼지 한마리 잡는 왁자지껄한 정경, 청춘시절에 신이나 쌩하니 삼겹살 대바덕에 담아 오토바이에 싣고 퀵서비스와 퇴근하며 넥타이 풀고 동료와 이얘기 저얘기 세상사를 삼겹살에 겹쳐 상추쌈 하던 일들이 일순 휘리릭이다. 몸 고장으로 발 묶인지 몇날인가? 고산 선생은 수석과 송죽 그리고 달을 벗삼아 무료함(?)을 달랬건만 무엇을 벗할거나. 세월을 주무른 다산 선생의 여름날 ‘소서팔사(消暑八事)’를 일별하니 그중 시작(글쓰기)이 몸놀림도 음식도 제한된 공간에선 그만이겠다. 글제를 정해 상
우리는 시인/영화감독 우호태(3월1일) 글제는 대중가수 송창식이 부르는 노래다. 104주년 3.1절을 맞는 감회를 얹는다.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도 찾을수 있는 우리는 아주작은 몸짓 하나라도 느낄수 있는 우리는" 모두가 작은 애국자다. "오등(吾等)은 자(玆)에 아(我)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차(此)로써 세계 만방에 고하야 인류 평등의 대의를 극명하며 .." 고교시절 교과서에 실린 육당 최남선의 독립선언서를 암송하느라 애썼던 기억이다. 오늘날 우리가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는 '자유' 독립을 이루기 위해 선열들이 피눈물 흘린 긴어둠을 어찌 잊으리오. 허나, 어찌된 일인가? '삼천만이 하나된 방방곡곡 목메여 부르던 자유대한 만세 소리'가 1세기 지난 오늘날에도 광화문에서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 수년간 외쳐오니 말이다. 수년간 시절이 하수상하기에 우리는 모여 외쳤다. "침묵으로도 말할 수 있는 우리는" 작은 애국자다. "마주치는 눈빛 하나로 모두 알수 있는 우리는" 진정 작은 애국자여야 한다. 이는 내 자신의 양심의 발로요 내 자손에게 본이요 가르침이리라. 뜨거워라. 내 나라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충무공이 버텨선 광화문 네거리로 달
손거울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대학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이야기다. 삶에 청춘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느라 청춘예찬을 거론하며 학습을 이루기 위해 문방사우(붓, 벼루, 먹, 종이)와 농야사우(삽,괭이, 낫, 호미)를 빗대어 곁들였다. 청춘사우는 뭘까? 대답으로 여학생의 손거울이 등장해 한바탕 웃음 후에 짧은 정적이 강의실에 머물렀다. 사족을 달지 않아도 흐트러진 자신들의 일상에 순간의 성찰이 있었기 때문이겠다. 청춘은 꾸미지 않아도 내면의 푸릇푸릇 생명력이 피어나건만 가방에서 손거울을 수시로 꺼내 그 예쁜 얼굴을 들여다보니 그저 귀여운 녀석들은 무얼 그리 들여다 볼까? 하기야 여섯마디 필자도 내면은 고사하고 얼굴에 점만 보이니… 익히 들은 바의 명경지수는 생각과 마음이 맑고 깨끗하다는 것을 거울에 비유하는 말이요, 명경대는 저승 입구에 있다는 거울로 지나는 사람의 생전의 행실을 그대로 비춘단다. 한편, 공자가어에 "수지청즉무어(水至淸則無魚)요, 인지찰즉무도(人至察則無徒)(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살피면 친구가 없다)" 하니, 이즘 물고기처럼 떼지어 방패들고 다님은 참으로 시사하는 바 크다 하겠다. 사회의 손거울? 대다수의 양심인 일게다.
화살기도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서예와 지역문화탐방의 인연으로 절기마다 갖는 가톨릭 신자인 지역 어른과 교회 장로님과의 만남의 자리였다. 한때 한시에 매력을 가져 당송팔대가를 비롯 유명 시인의 싯구를 나름 멋내어 낭송했던 까닭에 화선지에 흘린 어른의 서예체를 살피며 시골정경을 수백여년 거슬러 허공에 달아매는 희열감을 갖는다. 간간이 살아온 인생지락을 버무린 말씀은 일상에서 정제해야 할 몸가짐이겠다. 또한 수년간 문화탐방을 하며 보았으나 지나친 현판의 서체에 새김질을 하니 때론 기다려지는 만남이요 서예와의 어울림이다. 메모가 습관인 탓에 들려준 말씀 중 귀가 언뜻한 글제다. "새벽미사 독서나 복음, 강론 말씀 중에서, 아니면 아침 기도 시편이나 찬가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딱 한 구절만 선택한 기도"가 화살기도란다. "영혼의 활을 당겨서 하느님께 쏘아 올리는 기도"라며 일상을 지난날 후회되는 일을 털어내며 맘을 가벼이 하신단다. 개신교에서는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행위"를 중보기도라며 장로님도 한 말씀이다. 기도의 효과는 과학적인 근거도 있으나 그 옛적 길 떠난 자식들 위해 우리 할매, 어매들은 정한수 떠놓고 두 손 모음으로 '화살기도와 중보기도'를 했지
구름 한점 없네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글제의 모습은 올려본 높푸른 가을 하늘일게다. 고추잠자리도 높이 날았다. 마음자리에 무심한 가을 하늘정경이 들었다. 때 아닌 2월의 끝자리에 왠 가을타령인가? 고관절 탓에 1년여를 지팡이를 들고 나들이를 하니 지인들의 우스개 소리가 한 방구리요 측은지심도 한고랑이겠다. 왜 그리 되었나 물음에 "세상살이가 두 다리로 버텨서기 어려워 세 다리로 서는 거다" 답하니 돌아오는 말도 가관이다. 진즉 세 다리로 살아왔는데 새삼스레 왠 다리타령이냐다. 혹자는 그리 마라톤을 즐긴 댓가라며 몸관리를 잘하란다. 간병인 아내는 수년간 삼복 더위에 수백키로를 걸어 혹사한 탓에 관절에 이상이 생긴게 당연하단다. 수 많은 민간요법을 따르나 천성이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니 좀체로 나아지지 않고 아픈 부위도 넓어져 몸의 기우뚱이 여간 아니다. 혹시나 바램으로 전문의를 수차례 면담해보니 결단을 내리란다. 어느날, 병원을 찾아 두어 시간을 자고나서 며칠간 움직거리니 살 것 같다.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난다". 백넘버 부착한 러닝복장으로 마라톤 동호인들과 이 대회 저 대회를 찾아 전국토를 걷고 달렸나 싶다. 어느 여가수는 저 하늘에 구름이나 되길
"철학은 우주라는 위대한 책에 쓰여 있다. 우주는 항상 우리 눈 앞에 펼쳐져 있다." "그러나 이것을 이해하려면 우주의 언어를 먼저 배워야 한다, 자연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쓰여 있다."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말이다. 천문, 물리, 화학, 수학,...등 자연과학의 심오한 세계를 어찌 알랴! 400년전의 단순한 문장이나 주장함에는 목숨을 걸어야 했던. '우주의 언어', 그 담긴 뜻을 헤아릴 려면 적어도 동네울에 막힌 관계를 넘어 깊은 사유의 터널을 지나야 할테다. 그저 귀에 익은 노벨과학상을 통해 그저 우주에 대한 경이로움을 가질 뿐이다. 우주의 점이려나. 지구촌에 문자나 소리로 소통하는 생명체가 인간이려. 지구촌 공용어는 아무래도 영어이겠다. 디지털시대에 IT문자도 생활말이 되었다. 계묘년 벽두에 중산층이 사용하는 서울말, 한글 표준어로 두 마리 곰을 이어 '곰곰'히 생각한다. "고개들어 하늘을 보라"는 호킨스 박사의 말과는 달리 겨울 빙판길에는 고개숙여 제몸 관리가 우선 이었겠다. 곳곳에 '강아지 조심'에다 엎어질라 조심조심한 세월의 징검다리를 건너왔단다. 내 사고의 울이 이웃, 지구촌, 우주에로 뻗어가련만 여섯마디 넘어서니 숨소리 마저 가쁘단
[가방을 둘러멘 그 어깨가 아름다워 옆모습 보면서 정신없이 걷는데 활짝핀 웃음이 내 발걸음 가벼웁게~길가에 앉아서 얼굴 마주보며 지나가는 사람들 우릴 쳐다보네]. 흥이 솟아 몸 흔들며 부르던 김세환의 "길가에 앉아서"의 노래말이다. 그 '가방을 둘러멘' 소년 소녀들이 '세월을 어깨에 둘러멘' 채 어엿 여섯마디 중반에 이르렀다. 정신없이 내딛은 발길에 졸업후 반세기 세월이 휘리릭이다. 1호선 전철에서 방송되는 "병점역"의 인근에 자리한 1966년도에 병점초등학교를 입학한 22회 남.녀 동창생들의 신년 인사회 날이다. 다들 모임 장소에 오느라 자동차로 돌아본 그 시절의 생활터전은 사라지고 추억만 남아있나 싶다. 그 옛적 마을들 이름이 다정하다. 진안리(참말, 곡말, 미득골,..), 병점리(벌말, 안화동, 느치미,...), 기산리(반쟁이, 틀뫼, 능동,...), 능리(개나리, 독재울, 송골이) 모두다 어디갔나? 봄이면 진달래 개나리 흐느끼던 다람산, 구봉산, 동학산이요, 여름날엔 기산천, 삼미천, 방죽에는 피라미 붕어 송사리가 유유하던 때이다. 칙칙폭폭이 쉬어가고 가을날 코스모스 한들대는 한가로운 병점역(떡점거리)에 가설극장 들때면 동네 형아.누이들 야단스런 날들
밖에는 겨울비가 내린다. 영상의 날씨다. 코트대신 우산을 받쳐들고 이른 아침 서울에로 나들이다. 병점역으로 발길해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0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 관람을 위해 서동탄역발 청량리행 전철에 몸을 실었다. 정각 10:00다. 코엑스로 들어서니 나태주 시인의 <너는 별이다> "남을 따라 살일이 아니다~" 싯귀가 눈길을 맞이한다. 전시실에 들어 체험 및 리스닝으로 나름 첨단 교육현장에 점핑한 셈이다. 세시간여를 이곳저곳에 기웃대니 눈.귀가 빵빵하다. [<코스모스>를 손 안에 담아 들여다보니 복작대는 '지구를 떠난 사내'이겠다. 가상현실 스포츠실에서 휘두른 투런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이 코앞이요, 3D 모션으론 신드바드 해리포터와도 어깨동무다! 직관적 코딩으로 누리호 발사도 흥미롭고, 재능 플랫폼에서 1,000명 선생님 덕택에 척척박사가 되니 절로 어깨도 으쓱이다. 연지곤지 갑순이 얼굴에다 마릴린 먼로의 폴짝 댄스는 어떠려나? 대서양을 건너온 돈키호테는 조자룡대신 삼지창을 꼰아들고 적벽으로 돌진하는데….] 부스마다 얼설핏 발길에도 참여 업체의 정성스런 설명이다. ICT를 기반한 실감체험(AR, VR, MR XR), 창의.융합 지
일칭, "두뇌개발의 마법사"다! 글제는 일방의 접속 레고놀이나 고정위치에 형태변환의 기존 큐브놀이와는 다르게 '홀릭'이 상징하듯 홀리거나 홀딱반할 큐브놀이다. 홀연 민들레처럼 날아든 지인의 발명품이다. 과학강국 코리아를 꿈꾸며 창의력을 돋울 '홀릭큐브'와 '놀이'를 개발했단다. 사람은 5감각(촉각, 미각, 청각, 후각, 시각)과 지각이 어울려 생각을 낳는다. 살피건대, '홀릭큐브놀이'는 그중에 촉각과 시각 그리고 지각이 어울리니 두뇌개발에 훌륭한 마법사이겠다. 음양의 조화이니 세상(자연)의 물리(이치)를 터득함도 매력이요, 0과1의 디지털원리는 물론 슈퍼컴퓨터와도 차원이 다른 '양자컴퓨터'에 인용될 0 과 1, 01의 '양자역학'의 원리도 자연스레 체험하니 이 또한 놀랍기만하다. '홀릭큐빅놀이'가 '양자역학'과도 연관한다는 발명가(P씨)가 툭 던진 말에 이것저것을 들추어보니 매우 흥미롭다. "양자역학은 원자, 분자 등 미시적인 물질세계를 설명하는 현대물리학의 기본이론"으로 톰슨, 러더퍼드, 아인슈타인, 보어,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 …세계 석학들이 논쟁했던 바요, 동양의 불교사상의 "연기(공)사상"과도 닮아 있다는 그 '양자역학'이 아니던가? "마음이 물질
글제는 "100년 역사 1,000년 혼"을 자랑하는 모교 '수원고'의 2023년도 신년인사회 개막식에 재학생이 부른 노래다. 물의 근원을 지칭한 수원이다. 이 지역에 사립명문 수원고등학교가 100년의 역사를 훌쩍한다. 수원지세를 그리면 광교산(큰 가르침)이든 광덕산(큰 덕)이든 산에서 굴러내린 물방울이 저수지에 모여들고 어린 숨을 고르며 무지개문을 지나서(화홍관창), 팔달산에서 불어온 시원한 바람을 품고(팔달청람), 버들가지 늘어진 긴 냇가(남제장류)를 이룬다. 버들천인가? 수원천인가? 도심지 연무.매향.영동.세류를 경유하여 모교 앞으로 흐르며 황구지천에 어울려 오산천, 진위천, 안성천으로 이름을 바꾸어 가며 200리길 서해로 쉼없이 달려 나가 바다에 들어 남태평양으로도 뻗어나갈 물길이다. 1세기전, 20세기초에 허름히 차려 시작된 배움터다. 모교에 모여든 발길이 해를 이어가 100년을 넘어섰으니, 격동의 시대 한세기 역사가 고스란할테다. 5만의 동문들이 배출되었으니 사회 여러분야에 수놓은 발길이 '삼천리 화려강산'이란다. 그 힘찬 발길의 연원은 부를수록 매우 의미로운 '교가'가 아닐까 싶다. 애국가에 비견할 애국심이 솟는 배움터 노래이니 청년의 웅지는 대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