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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69

-세월을 둘러멘 어깨

 

[가방을 둘러멘 그 어깨가 아름다워 옆모습 보면서 정신없이 걷는데 활짝핀 웃음이 내 발걸음 가벼웁게~길가에 앉아서 얼굴 마주보며 지나가는 사람들 우릴 쳐다보네]. 흥이 솟아 몸 흔들며 부르던 김세환의 "길가에 앉아서"의 노래말이다.

 

 

그 '가방을 둘러멘' 소년 소녀들이 '세월을 어깨에 둘러멘' 채 어엿 여섯마디 중반에 이르렀다.

 

정신없이 내딛은 발길에 졸업후 반세기 세월이 휘리릭이다.

 

 

1호선 전철에서 방송되는 "병점역"의 인근에 자리한 1966년도에 병점초등학교를 입학한 22회 남.녀 동창생들의 신년 인사회 날이다. 다들 모임 장소에 오느라 자동차로 돌아본 그 시절의 생활터전은 사라지고 추억만 남아있나 싶다.

 

 

그 옛적 마을들 이름이 다정하다. 진안리(참말, 곡말, 미득골,..), 병점리(벌말, 안화동, 느치미,...), 기산리(반쟁이, 틀뫼, 능동,...), 능리(개나리, 독재울, 송골이) 모두다 어디갔나?

 

봄이면 진달래 개나리 흐느끼던 다람산, 구봉산, 동학산이요, 여름날엔 기산천, 삼미천, 방죽에는 피라미 붕어 송사리가 유유하던 때이다. 칙칙폭폭이 쉬어가고 가을날 코스모스 한들대는 한가로운 병점역(떡점거리)에 가설극장 들때면 동네 형아.누이들 야단스런 날들도 있었으니…

 

 

'겨울하늘'을 우러르니 진중한 겨울비가 내린다. 숨겨둔 어린날 '추억의 소야곡'이 음식점내 시간결에 잔잔하다. 다들 사는게 뭔지 손주.손녀들 돌보느라 정신이 없단다. 징검다리에 앉았던 윤초시, 이첨지, 김진사댁 그 손녀들이 모처럼 음식점에 둘러 앉았다. '으스름달'에 호두알 꽤나 만지작거리던 짱구, 재동이, 쌀방개,... 개구쟁이들도 때 아닌 구름다리를 건너서 웃음꽃이다.

 

 

"우리는 늙어 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겁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를 세월의 모퉁이 햇살에 사위며 그렇게 말이다. 동창들이 고~마~워~라 정말, 고마워라! 가내 두루 평안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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