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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71

-구름 한점 없네

 

구름 한점 없네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글제의 모습은 올려본 높푸른 가을 하늘일게다. 고추잠자리도 높이 날았다. 마음자리에 무심한 가을 하늘정경이 들었다. 때 아닌 2월의 끝자리에 왠 가을타령인가?

 

 

고관절 탓에 1년여를 지팡이를 들고 나들이를 하니 지인들의 우스개 소리가 한 방구리요 측은지심도 한고랑이겠다. 왜 그리 되었나 물음에 "세상살이가 두 다리로 버텨서기 어려워 세 다리로 서는 거다" 답하니 돌아오는 말도 가관이다. 진즉 세 다리로 살아왔는데 새삼스레 왠 다리타령이냐다.

 

 

혹자는 그리 마라톤을 즐긴 댓가라며 몸관리를 잘하란다. 간병인 아내는 수년간 삼복 더위에 수백키로를 걸어 혹사한 탓에 관절에 이상이 생긴게 당연하단다.

 

 

수 많은 민간요법을 따르나 천성이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니 좀체로 나아지지 않고 아픈 부위도 넓어져 몸의 기우뚱이 여간 아니다. 혹시나 바램으로 전문의를 수차례 면담해보니 결단을 내리란다.

 

 

어느날, 병원을 찾아 두어 시간을 자고나서 며칠간 움직거리니 살 것 같다.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난다". 백넘버 부착한 러닝복장으로 마라톤 동호인들과 이 대회 저 대회를 찾아 전국토를 걷고 달렸나 싶다. 어느 여가수는 저 하늘에 구름이나 되길 소원한다지만, 창문가에 스며든 봄햇살속에 오랜만에 누운 맘 바탕에 구름 한점 없는 고요를 맞는다.

 

 

의사 선생님 왈, "아직은 두 다리로 세상을 버텨서야지".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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