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뜩’ 스치는 환한 빛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수 많은 만남과 읽은 책갈피에서 값진 두 어휘는 결핍과 풍요다. 전자의 순기능은 정진이요 역기능은 좌절이다. 이에 후자는 베품과 교만인가도 싶다. 영화계에 발 들인지 얼마되지 않아 간접 경험을 얻고자 젊은 촬영감독과의 만남을 위해 서울로 나들이다. 글제를 이어갈 자연스런 말은 스치는 영감인게다. 우리말은 새김질 할수록 맛이 난다. 이 ‘퍼뜩’이란 말을 어떻게 번역할까? 언어학을 공부한 바 없어 글을 지으며 든 생각이다. ‘퍼뜩’ 스친 생각에 쉼없이 작품을 써내려갔다는 작가들의 경험담이요 때때로 우주유영도 했다니 말이다. 이 어휘가 가져온 세상의 변화에 말빨을 늘인다. 뉴턴이 정녕 사과가 떨어지는 모양새로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했을까? 분명 ‘퍼뜩’ 스친 생각이겠다. 하여 ‘퍼뜩’ 스친 영감이 자연과학자에겐 위대한 발견이요, 문학가나 예술가들은 이로써 위대한 작품이 탄생하니 ‘퍼뜩’이 인류문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생각이다. 뇌세포의 순발력인가? ‘퍼뜩’ 샅바를 잡는 것은 스친 영감을 끄적댄 메모장 때문이다. 그 영감이야 계량할 수 있으랴만 노트를 저울에 달면 십여키로그램이요, 엄지 검지 벌린 두께에 이른다. ‘퍼
상주 곶감 마라톤대회에 다녀오며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마라톤 삼총사의 상주행이다. 상주는 중.고시절 배운 통일신라 행정편제인 9주 5소경 가운데 한 곳이요, 드라마 왕건에 등장한 견훤의 아버지 아자개의 활동무대다. 특산물 곶감으로 유명세를 지닌 터라 곶감 1Box는 귀가길에 필히 동반해야겠다. 화성에서 오후나절 출발한 탓에 저녁나절에 도착해 운동장을 휘둘러보니 전마협 관계자들이 참가팀들을 위한 텐트 설치와 무대설치 등 사전 점검중이다. 어둑해지는 운동장에 조명탑 뒤로 둥실 떠오른 유난히 덩치 큰 달이 마치 고향동네 뒷동산에 달맞이 정감이려. 곶감! “곶감 빼먹기”란 달짝지근한 얘기와 “울던 아이 울음도 그친다”는 설화는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한페이지 넘기니 설사치료, 주근깨 제거, 감기예방, 숙취해소, 피로회복에도 ‘감’이 좋다니 겨울나기에 필수품이겠다. 맑은 공기에다 물 맛 좋고 유난히 큰 저녁달에 주렁물렁한 홍시에 울 엄마도 생각나, 저녁 밥상에 배부른 포만감에 세상 번뇌도 잠이 든다. 후루륵 간단히 아침식사 후, 출발지 주변에 도착하니 7천여명이 북적거려 주차가 기록갱신보다 어렵겠다. 운동장에 들어 바로셀로나 마라톤 영웅 황영조를 따라 몸풀기를 끝내고
가을 냉이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지역 후배가 주말에 농장에서 김장한다며 들르란다. 정성스레 가꾼 배추를 절이고, 씻고, 속을 만들어 켠켠이 넣어 싼 김장통을 건네줄 모양이다. 씨 뿌려 결구까지 들인 정성이 큰 것을 알기에 여간 큰 맘이 아닌게다. 주말 선약으로 사전 일손이라도 보탤 요량으로 집을 나섰다. 도중 주변의 불타는 가을산에 눈이 붙들리고 FM라디오 음악방송에 귀가 붙들려 네바퀴도 천천히 구른다. 동탄 장지리를 벗어나 안성방향 도로에 올라 달려가는데 어찌된건지 유턴하란다. 나사가 풀린 요즘 세상처럼 네비게이션이 말썽을 일으켜 가는 길을 헤매다 정오에야 도착했다. 때 맞춘 점심에 눈 인사로 악수를 대신한 채, 손품은 팔지 않고 맛난 비빔국수에 입품만 열심히 팔아 두 그릇이나 비웠다. 이리 맛나니 서민봉사로 비빔국수집은 어떠냐며 우스개 소리도 좌중에 비볐다. 가을들녘에서 참 맛있는 비빔국수다. 비빔밥, 비빔국수, …. 그래, 비벼야지. 해야 맛도 나고 세상도 돌아가니 말이다. 하늘보고 두 손을 비벼볼까? 비나이다 비나이다. 0000님께 비나이다. 오늘은 이 세상이 제대로 돌게 하옵소서! “비빔국수가 맛있다”, “배추 결구가 실하다”는 등 입품을 다팔아 머
인공지능이 바꿔 놓을 미래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글제는 모교 총동문회가 대학교내에 마련한 <서강사랑 지식포럼> 강연 주제다. 4차산업혁명에 관한 수위 주제인 ‘인공지능’이 향후 세상을 덮을까 싶다. 수년간 이곳저곳에서 눈.귀로 접해도 주머니 안에 넣고서 만지작거리기나 했는데 때 맞춘 강연이다. 4차산업혁명의 주요 핵심기술이 매체에 기사화 된지 오래요 도서관 서가에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으니 인공지능 (AI)을 비롯해 사물 인터넷 (IoT), 블록체인 활용 영역, 가상현실 (VR), 증강현실 (AR), 고성능 로보틱스, 양자 컴퓨터, 뉴로모픽 컴퓨팅 등은 현대인의 교양과목이라 할만하다. 인간의 욕망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 신기술을 배우랴 적응하랴 꽤 분주한 일상이다. 몸에 편리성과 일의 효과, 효율을 가져오니 이는 개인에겐 능력이요 집단과 국가에겐 비교우위를 가늠할 경쟁력이겠다. 귀에 익은 기업들이 시대적 흐름을 통찰하지 못해 사라진 경우가 허다해 선택의 문제가 아닌 배우고 익혀야할 과제란다.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대처할 국제적 규약도 거론하는 형국에 기술 습득은 서두를 일인게다. 어딘가로 고속으로 돌진하는 세상의 변모다. 숲에서 활쏘던 ‘부시맨
노벨문학상과 한국문학의 세계성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글제는 경기언론인클럽에서 마련한 강연회 주제다. 발표는 문학평론가이신 000 원로께서 맡으셨다. 2011년 노벨상 시상식에 초청받은 강연자의 참관기를 읽고 자리에 앉았다. 당시의 감동을 회고하는 서너장 사진에 대해 설명이 있은 후, 평론가로서 수상작가와 작품에 대해 응축된 평설을 이어갔다. 수상작의 연원과 문학성을 살펴감에 멜빌의 <백경>, 카프카의 <변신>이 작품뼈대로 등장한다. 돋움하여 저명한 서양철학자 니체, 하이데거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동양의 붓다사상과 노자의 무위사상,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주의, 킹목사의 사회운동까지도 엮어 작품세계를 꿰었다. 그외에도 아득한 고대 그리스 호메로의 서서시 <일리아드//오딧세이>와 단테의 <신곡>, 최근의 BTS의 K-Pop까지 호출한다. 창작을 위한 수상자의 치열한 연단과 작품세계를 시간여 평론으로 어찌 알랴만, 최고 권위를 상징하는 노벨문학상이기에 채 국내에 머문다는 한국문학이 지향할 세계성이 관심사다. 이에 대한 청중의 물음에 평론가는 수상작품에 담은 원형을 짭게 축약하며 우리만의 평가와 주장으로는 노벨문학상에 접근
이렇게 좋은 날에 시인/영화감독 이렇게 좋은 날이 있으랴! 신혼부부 탄생에 “축하한다”며 신랑과 어울려 지낸 세월을 곁들인 친구의 덕담에다 감미로운 맞춤형 축가 <청혼>이 발길한 하객들에게 기쁨을 더한다. 천재 화가인 000선배의 자제 결혼식이다. 두어달 전부터 다짐했기에 다른 일정을 비켜둔 채 오랫만에 서울로 나들이다. 뭐든 시작은 설레는 일이라 화혼은 만인으로부터 축복이 마땅한게다. 해맑은 미소로 식장을 환히 밝힌 신랑과 신부에게 거듭 박수를 보내니 이렇게 좋은 날이 있으랴! 식후, 호텔을 나서니 광장을 중심으로 시청사, 덕수궁, 고층건물, 소공동 지하상가, 호텔이 빙둘러 서 오후 햇살을 맞고 있다. 광장에 설치된 지방특산물 전시코너를 힐끗하며 지나치니 도로가에는 대규모 집회가 진행중이고 건너편 건물 지하에는 제36회 <2024년 대한민국실내건축대전> 행사중이다. 이사한 아파트에 가구들의 제자리가 어설프다 싶어 행사장에 들어섰다. 주거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하니 출품작의 공간구성에 눈을 넓게 열었다. 건축 또한 예술인 까닭에 작가의 정신세계를 표현한 창작물로 지난한 정진이 따르기에 쾌적한 생활공간은 물론이요 멋진 도시공간을 창출할 예비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사진공모전을 다녀오며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제15회 화성지부 정기회원전과 제6회 화성전국사진공모전이 열렸다. 작가의 발길이 닿은 곳에 빛을 촬영한 귀한 창작물인 사진전시회다.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 이란다. 작가들의 예술혼이 담긴 2층 전시실을 둘러보니 대자연의 사계절 뜰과 어울린 인간의 제멋을 노래한다 싶다. 하늘, 달, 안개, 바다, 노을, 갯고랑, 꽃밭, 나무, 바위,..., 등 생활터전에 여러 군상들의 빛과의 어울림이다. 어찌 작가의 심오한 정신에 닿으랴! 자연의 조화를 오랜 기다림과 찰나의 손동작으로 한컷에 담아냈다. 글발을 서너 작품에 들이면 섭다리에 내려 앉은 일출에다 티끌없는 순백의 아가 모습, 바다건너 풍경도 출연했다. 살던 시골에서 흔히 보던 풍경 가운데 홍시를 보니 울엄마 생각나고 음메 소를 위해 새벽녘 쇠죽을 쓰던 울아버지도 생각난다. 참 선한 모습들이다. 다정한 춘심이랴! 수상한 추심이랴! 오롯한 제모습들이 이제야 님을 만나 꽃을 피운게다. 바람불고 비 내려도 그자리에 제모습 피우나니 내 살아온 날을 비추이는 명경이로세. 두 손 모으니 하늘이 열려 태고적 하얀 설산도, 드넓은 바다도 내 품이려니 놀랍고 놀라워
황구지천변 기행11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여보, 점심먹고 산책가자” 마트를 다녀온 아내의 목소리다. 경기펜문학회, 안동시제, 지인 결혼식 나들이를 접고 거실에 들은 갈햇볕도 모른 채 자판을 두드리는 나를 부추기며 한 망태기 그득히 담아온 햇살기운을 건넨다. 아파트 인근 천변을 벗어나 정남면 괘랑리 초입에서 용수교까지 2키로 내외 거리의 산보다. 탁트인 전망에 눈길 발길이 산뜻하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모래톱이 널찍하니 물길도 순하다. 웃통을 벗은 채 땀을 흘리며 한 청년이 둑방길을 달려나간다. 뒤를 이어 자녀 둘이 좌우로 엉덩이를 씰룩이며 열심히 페달을 밟아 앞선 아버지 자전거를 쫓아가는 녀석들 뒷모습이 귀여워 꽃송이 다섯개를 그려줘야겠다. 오산시 지단의 삼미천과 보통리 저수지에서 흘러내린 물길이 황구지천에 들어 하폭을 넓히며 흐른다. 화물차, 버스, 승용차, 오토바이들이 수원-오산, 봉담-동탄, 정남-오산간의 도로위를 제모습에 어울린 제소리 내며 달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 시간쯤 걸었을까? 천변에 조성한 제법 넓은 체육공원에 다다랐다. 비스킷, 커피, 귤이 꿀맛이다. 벤치에 앉아 양말을 벗고, 원시적 감각을 깨우느라 맨발로 흙살이 단단한 운동장을 걷는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뒤이을 구절은 “시월의 마지막 밤”이다. 이용이 부른 <잊혀진 계절>의 노랫말로 가을을 품은 서정성이 뛰어나 오늘밤에 누군가는 눈 감은 채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지난 세월을 사릴게다. 소실점의 꾸깃한 기억이 살아나 창가로 다가오더니 이내 저멀리 들판을 가르며 흐르는 천변둑방길에 하나 둘 눕는다. 어찌 청춘시절의 추억뿐이랴! <잊혀진 계절>의 ‘10월의 마지막 밤’ 구절이 살아온 세월을 점젆게 대신해주니 그대와 나에게 참 좋은 노래인거다. <잊혀진 계절>의 키워드는 꿈이다. 꿈꾸는 사람은 행복하단다. “늦은 밤 창가에 앉아 꺼져가는 불빛을 바라보던” 콧수염 가수도,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프다던” 파마머리 가수도 한껏 목청을 돋웠으니 꿈을 꾸었던거다. 그 젊음의 울림으로 내 안에 나를 만나게 되어 오늘밤이 참 고운 시간이다. 돌려 앉아 벽에 걸린 사진액자 속에 젊은 내게로 눈길이다. 곁에 초롱한 눈망울의 네살박이 딸, 아내, 일곱살 아들녀석이 참 다정하다. 긴 시간 나를 태우던 환한 꿈인 게다. 그래, 열심히 살았네 자찬하려니까 눈이 시리다. 가슴이 먹먹하다. 늘 ‘시’공부를 깨우시던
62회 영화인의 날에 부쳐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충무로 나들이다. 영화계 발전에 한 획을 그었거나 긋게 될 신예들, 이들을 응원한 분들, 특히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이 어울린 105주년 영화인의 날이다. 영화인으로서 이렇게 큰 날에 수상을 한다니… 시상식에 앞서 <AI시대 한국영화의 혁신과 성장전략>기념 세미나가 있었다. 영화분야에 AI가 미칠 영향을 이곳저곳에서 들었던터라 저장된 기억들에 맞춰 되새김질이다. AI를 활용해 막대한 자본력과 기술 장벽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조발표와 패널설명은 그리도 높은 헐리웃과도 맞짱 뜰 수 있음이니 영화계로선 매우 반길 일이다. 허나 세미나와 달리 그리 환하지 않은 영화인의 날이다. 영화발전을 위한 자정의 신호탄인가? 오랜 동안 투명하지 않은 일처리 결과인가? 법원의 ‘탕탕탕’이 그간 장정을 마무리 하는 것인가? 너무나도 한심한 일인게다. 수년간 우당우당하더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세미나가 끝나고 시상식에 앞서 법원선고에 대해 영총회장의 설명이 장내를 누그리나 안타까운 일이다. 기억할게다. 어느 가수는 ‘너와 나’ 사이에 바다가 있어 이별을 가정하고 어느 가수는 ‘너와 나’를 동반자로 간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