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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73(2월 27일)

-손거울

 

손거울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대학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이야기다. 삶에 청춘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느라 청춘예찬을 거론하며 학습을 이루기 위해 문방사우(붓, 벼루, 먹, 종이)와 농야사우(삽,괭이, 낫, 호미)를 빗대어 곁들였다.

 

청춘사우는 뭘까? 대답으로 여학생의 손거울이 등장해 한바탕 웃음 후에 짧은 정적이 강의실에 머물렀다. 사족을 달지 않아도 흐트러진 자신들의 일상에 순간의 성찰이 있었기 때문이겠다.

 

청춘은 꾸미지 않아도 내면의 푸릇푸릇 생명력이 피어나건만 가방에서 손거울을 수시로 꺼내 그 예쁜 얼굴을 들여다보니 그저 귀여운 녀석들은 무얼 그리 들여다 볼까? 하기야 여섯마디 필자도 내면은 고사하고 얼굴에 점만 보이니…

 

익히 들은 바의 명경지수는 생각과 마음이 맑고 깨끗하다는 것을 거울에 비유하는 말이요, 명경대는 저승 입구에 있다는 거울로 지나는 사람의 생전의 행실을 그대로 비춘단다.

 

한편, 공자가어에 "수지청즉무어(水至淸則無魚)요, 인지찰즉무도(人至察則無徒)(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살피면 친구가 없다)" 하니, 이즘 물고기처럼 떼지어 방패들고 다님은 참으로 시사하는 바 크다 하겠다.

 

사회의 손거울? 대다수의 양심인 일게다. 그러기에 세간의 그릇된 정치권의 행태나 그를 흉내내는 아류들의 행위들에 질타를 하지 않는가!

 

작은 미소나마 타인을 맞는 태도의 양인들이야말로 사회의 손거울인셈이다. 거리에 요란한 자찬의 현수막을 대신하여 건강한 사회를 위해선 거울의 설치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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