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의 년말 총회, 애.경사를 비롯해 11월이 부산하다. "어이 시간 좀 내". 군산 고군산도로 나들이란다. 60대에서 80대로 구성된 동네 다람산회 총무님에게서 걸려온 전화다. 꾸뻑꾸뻑 인사하며 버스에 오르니 프랑스와 덴마크, 호주와 튀니지전의 월드컵 축구경기 주요장면이 재방영중이다. 오라잇! 시간여 달렸을까? 차창가에 스치는 들판에로 눈길이다. 한여름 무성하던 들판이 텅 비운 가을멋의 갈색뜰이다. 베품의 계절이랄까! 널부러진 김장 밭에 나훈아 선생이 "테스형, 세상이 왜이래" 한바탕 소리내어 흔들어대나보다. 휘릭 휘리릭~ 그놈의 "정이 웬수야". 정말 "가야해 나는 가야해" 흐느적이던 가락이 생'밤' 고장의 정안휴게소를 지나 백제휴게소에 멈췄다. 듬성듬성한 관광버스의 '상추객' 차림새를 보니 가을이 저편 멀리로 떠나갔나싶다. 잠시 휘두른 눈길이 차내로 들자 "루루루…" 서너개 단추 풀은 채 두손 모은 가락이 흐른다. 만고의 진리이려나? "인생이란 사랑빼면 뭐 있드냐" "한번 딱 한번 인생인데 '쏜 화살' 같은 세월에 무엇을 그리 주저하였든가! "이러는 내가 정말 싫어~오늘도 사랑 갈무리" "나 당신 사랑해도 될까요~하늘이여 저 사람 사랑하게 해줘요" 젊은
구순을 넘겨 100세에 도전하시려 온갖 것에 '큰 말씀(?)' '작은 말씀(?)'을 하시는 시골동네 어머님께로 발길이다. 사람이 그리운 탓일까? 밥상을 당겨 '밥 먹어요', '베개 있어요' 쉴새없는 입말이시다. '한국인의 밥상' 재방영인가보다. 방 한켠에 놓인 TV 화면에는 연예인 최불암 선생을 비롯해 산골마을 농부, 사찰음식 선재스님, '수박무' 농사주부, '무'연구가, 요리지망생까지 등장해 "무에서 유를 낳다"의 '무'에 대한 이야기다. 가을 햇살아래 바람을 쐬다 두어번 서릿발에 거두어야 제맛이 든다는 강원양구에 농부의 소박한 말에 어둑한 저녁 방안이 따스하다. 짝꿍 배추도 곁들여야 김장철 제멋이나 '무(무우, 무수) 소리를 들어도 '왠지 기분이 좋다'. ㅜㅜ 부드러운 양성 받침이 연이은 탓이려나? 밭에 '수박무' 뽑으러 가자면 '왠지 기분이 좋다'며 평택 주부농부의 환한 얼굴에 시골정경이 눈에 선하다. 텃밭으로 발길이다. '무'를 뽑아들고 잎사귀 비틀어 몸통에 흙을 털고 '무머리' 한입 덥석 물어낸 후, 껍질을 돌려 벗겨내 우적거리던 어린시절 내모습이다. 김장철이 되면 그 아이는 어머니가 다듬질한 '무'를 우물가로 나르고 아버지는 집처마 아래 가지런히
"겨울은 아직 남아 있는데…" 짙푸른 깊은 음색의 패티김 선생의 노래에 젖어 가을햇살이 살포시 내리는 창가에서 흥얼거리는데 아내의 목소리다. "여보, 장호원장에 들러서 갈까?" "그러지 뭐" 충주호반 옆동네인 친정 나들이에 도중의 재래 장(5일.9일)이다. 지역 인근에 오산, 발안, 남양, 조암, 사강에도 재래장(5일장)이 서는 까닭에 사람사는 맛의 시골스런 멋이 환히 다가선다. 아침나절, 가을햇살이 도로에 한가롭다. 채 거무티티 가을옷 입은 우둥퉁한 산들이 도로 양편으로 늘어섰다. 시간여만에 장터에 다다르니 초입에 늘어선 차량들에서 장터냄새가 물씬난다. 도로가 방앗간에 두툼한 점퍼차림 주인 아저씨 내외분이 토시 낀 팔로 방앗거리를 연실 안으로 들이고, 두어 걸음 옆에 꽤나 손품을 팔은 알곡들이 입벌은 자루에 수북하니 쌓여 손님 맞을 채비다. 도리깨질에 붉게 멍들었나? 붉스레 팥에다가, 푸른 멍이 채 가시지 않은 녹두, 골방에서 두들겨 맞았나 싶은 검정콩(쥐눈이콩, 서리태, 약콩…), 샐쭉한 강낭콩, 배미콩, 동그르르 그루콩(백태), … 갈무리한 알몸의 제모습들이려. 눈길따라 장터내로 발길을 옮기니 전대를 허리에 찬 아줌마의 "단감이요 단감" 손님맞이둥글둥글
공자는 학문에 뜻을 둔 지학(15세)을 비롯해 이립(30세), 불혹(40세), 지천명(50세), 이순(60세) 그리고 종심(70세)으로 나이별로 별칭했단다. 칠십에 이르면 마음을 쫒으면 걸릴 것이 없으니 세상살이가 여법할테다. 제 삶에 가늠대로 세상길 나선 분들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겠다. 후배사랑이 극진한 칠순을 훌쩍하신 고교선배님 부부(서예가 박옥남 선생과 수필가 박태수 선생)의 서예전시와 북콘서트장 수원문화센터를 찾았다. 수원에서 문경으로 거소를 옮기신 까닭에 생각을 낳은 발길이다. 도잠의 "귀거래사"편의 "책부로이류게"를 읊으시려나? 또 다른 시편의 "유연견남산" 모양새를 선보일까? 입구에 마중하는 '오당' 서예가 선생의 서체와 인사하며 '무애' 수필가 선생의 글제인 '느림의 모놀로그와 새벽의 고요'에로 눈길이다. 15년전 쯤이겠다. 공군사관학교와 대학교에 합격한 두 녀석들과 함께 팔순에 이르신 지역에 어른을 찾아 뵈었다. 고교 수험생활의 빡빡함을 벗어나 나름 세상의 한길을 선택한 젊은이들에게 어른의 새해 덕담을 들려주기 위해서다. "내가 살아보니…" 그분은 말문을 열었다. 조부께서 들려준 말씀과 당신 체험의 말씀이라 시.공간의 길이와 넓이는 무량한
글제는 1박 2일간 들른 여정의 도시들이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더니 수원 동기의 차편으로 "한미동맹협의회" 전국총회가 열리는 "편안과 꿈"의 고장, 안동으로의 여행이다. 6.25전쟁시 흘린 피와 눈물 그리고 산화한 젊은 넋이 이땅에 고결한 '자유'의 가치를 지켜냈다. 유엔군초전지인 오산 죽미령의 스미스부대, 자유대한의 보루였던 워커라인의 낙동강전선, 옆차기 달인 맥아더장군의 인천상륙작전과 유엔군이 잠든 바닷가 부산유엔기념공원은 한번도내 이념전쟁의 처음과 끝이려나! 여러 말가닥이 모여 한.미동맹의 결속을 다진다. 어느 전선이었나? '실탄을 달라'는 한국 병사의 비장함에 맥아더 장군은 승리를 예감했다든가! 사실, 그로인해 허리 풀은 이즘의 경제대국 면모이건만, 젊은이들에게 잊혀지고 있으니 탄도미사일 나는 정국에 걱정이란다. 오후나절이다. 서울로 심부름간 각시탈과 선비, 중, 부네, 할미, 백정, 초랭이(양반의 하인), 이매(선비의 하인), 떡다리, 별체, 총각 등 하회마을의 하회탈 구경을 뒤로한 채 군대동기들 모임 장소인 광주에로 지리산 휴게소를 경유해 훌쩍이다. 영천에 삼사교와 광주 상무대에서 맺은 청춘시절 인연이 40년간 이어지나보다. 전국에서 평생문화탐방
동요 "달"의 첫 소절을 가차한 글제다. '쟁반같이 둥근 달'을 부를라치면 앞산마루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내 가슴에도 뜨곤 한다. 팔월한가위는 두어달이 지났으니 '달타령'은 접고 '발타령'을 해야겠다. 바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형국의 표현이 "발발거리다"다. 발에 발이 붙어 온동네 싸돌아 다니는 개구쟁이에게도 던지는 어른들의 말품이겠다. '글댓발'을 거두고 '말발(빨)'에 오리를 들이대면 흔히 보게 되는 유명세 인사들의 말품새인 '오리발'이려나. 눈살을 찌부린 시민의 눈길에도 '서릿발' 다그침에도 아랑곳 없이 그네만의 '발발대는' 특기이려. 휘리릭, 오호라 군침이 도는 '발'도 있으렸다! '오리발'의 그 '쪽발'을 질겅질겅 씹어가며 '서너발'의 '말발질'에는 '닭발'이나 '족발'이 제격이겠다. 이쯤되면 어찌 흥 돋는 가락이 없으랴! 봉이 김선달이 뉘시며 김삿갓은 또 뉘시던가? 달빛 아래 이백은 술동이를 끼고 "유유음자유기명"을 노래했다는데… 내 어깨도 절로 까부르는 주현미 "기타부기"다. "인생이란 무엇인지 청춘은 즐거워 피었다가 시들으면 다시 못필 내 청춘 마시고 또 마시어 취하고 또 취해서 이 밤이 새기전에 춤을 춥시다" 두어라. 이태원에 대형사고에다
폰영화제 서신면 행사장에 발길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폰인사를 하며 오전을 보냈다. 오후엔 평택에 소재한 국제대학교에서 열리는 WBA 아시아 타이틀 매치를 관람하러 집을 나섰다. 1960년대 후반 TV가 면사무소나 학교에나 있던 시절이다. 우리 귀에 익은 '김기수'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 또래들이 어울려 면소재지로 찾아가곤 했다. 그 아릿한 추억을 반추하며 영화제 준비에의 두달여 스트레스를 소리지르며 풀고자 자동차를 몰았다. 여리한 음색의 가수가 '어니언스 편지'로 장내를 어룬 후에 국민의례가 이어졌다. 두 선수의 전력이 소개되고 10라운드 열전의 1라운드 종이 울리자 관중의 눈길이 링위로 향했다. 초반의 슬슬이 타닥으로, 타닥이 퍼벅, 퍽퍽으로 변해가더니 드뎌 9라운드와 파이널 라운드에 이르자 지친 선수에게 힘내라며 응원의 함성 "대~한민국"도 터져 나왔다. 두 선수의 국적이 한국과 일본이라 그럴까? 초반전엔 주위를 살피니 당연히 한국선수의 승리를 점친다. 회를 거듭하며 "어유어유 어떻게 해" 소리가 자주 들리고, 필자의 까막 눈에도 승패는 준비된 청코너 일본선수의 승리여야 했다. 게임 종료 후, 발표 결과가 엇나오자 장내에 순간 침묵이 흘렀다. 일본선수측에
화성청소년국제폰영화제 개최일이 일주일 후다. 분주한 맘을 접은 채 "춘천국제마라톤" 하프코스에 참여하는 마라톤 2총사를 응원하러 춘천행이다. 코로나로 멈춘 발길을 제외하곤 3총사는 10여년을 한결같이 춘천 호반길을 달렸다. 전야제 의식으로 유명세 '춘천닭갈비'로 빵빵하게 배를 채우곤 했다. "두어라, 그 맛을 누가 알까하노라"였다. 백리길 호반에 마라토너들이 연출한 풍경도 일품이요, 달린 후 '50년 전통 춘천닭갈비' 집에 버석대는 분위기도 좋고, …. 그 멋과 맛에 어울린 마라토너들이 한둘이랴! 저마다 메고온 답답한 세상사 등짐을 벗어 놓고 흰구름 떠가는 파란 하늘아래 아침햇살 사이를 달린다. 하늘이 그리운 엄마의 품, 호수이려나? 건너편에 알록달록한 단풍나무들, 아슴한 시심이 솟는 참 고운 날, 어느 시인이 시를 띄우시려나? 어느 화가가 화폭에 담으시려나? 아릿한 목소리로 부른다. "아, 저 하늘에 흰구름이나 될까? 너 있는 그 먼 땅을 찾아 나설까" 2총사가 달려나간 뒤 공원벤치에 앉아 공지천변의 가을을 노래한다. 소풍나온 분들이 듬성한 공원이다. 한세상 어떻게 사셨을까? 저만치에 중절모 쓰신 할아버지와 머플러 두른 흰 머릿결 할머니가 살아오신 세월을
사회유기체설에 근거해 화성지역사회에 또 한 생명체가 태어났다. 배냇짓, 옹알이, 아장아장 걸음마를 지나 다섯돌 맞이를 축하한다. ‘화성시와 화성시민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발간 목표이니 응당 시민의 찌그린 눈살과 무거운 감정을 가져온 '부실공사, 엉터리, 유착 의혹, 불법비리, 오염실태, 갈등,....' 등에 글발과 글길이 가닿았다. 옛말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든가? 경천동지할 사건에도 그리그리 입 다물고 가는 세상에 이리저리 그간의 발걸음을 살피니 꽤나 암팡지다. 기원전 그리이스 어느 시인의 말 "혀는 칼날보다 강하다"나 19세기 초반대 영국의 극작가가 구사한 "펜은 칼보다 강하다"란 표현은 "사고.언론.저술.정보의 전달은 직접적인 폭력보다 사람들에게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환유한 말이다". 갑순이가 무엇을 했는지? 이서방이 왜 했는지? 삼돌이가 어떻게 지냈는지? 시비의 알림은 올곧게 뻗어나야 할 '청년 화성'에게 자양분이 될게다. "세상을 바꾸는 힘, 미래를 바꾸는 진실" 그 구호엔 분명 "정의"가 함의 되었겠다. 지구촌 '화성'에서 우주 '화성'에로 이를 힘은 진실이다. 인류를 구원할 성경, 불경, 사서삼경, ....에 견줄 의로운 글길과
글제는 고갯길 오르시는 동네 할머니의 가쁜 숨소리려나? "이 소리가 아닙니다. 용각산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당신이 잠들어도 맥박은 뛰고 있습니다". 귀를 울리던 제약사들의 추억의 광고도 생각난다. 소낙비에 비견할까? 이즘엔 이러저러 개그.유머가 SNS를 타고 쏟아진다. 잊혀져 가는 토속 민요를 해설해주던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방송이 생각난다. 개그맨들이 이를 종종 패러디해 웃음을 저자거리에 흩뿌리곤 했다. 패러디를 주워들고 집에 돌아와 누이, 아우, 친구에게 환한 기운을 수차례 건네곤 했을테다. "제1회 화성, 청소년국제폰영화제" 개최일(10월 29)이 열흘 남짓하다. 처녀 행사이니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어휴 어휴' 소리 절로다. 우스개 소리 좀 늘이면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화성편, "방금 이 소리는 제부도 길목 서신뜰에서 폰영화제 준비하다 쉴 참에 허리펴는 소리입니다"라고 소개하려나? 영화제는 시나리오, 배우, 관객이 어우러져야 제맛이 난다. 넉넉한 행사비에 빵빵한 유명세 배우들이 붉은 카펫에 등장하면 금상첨화겠다. 화성청소년국제폰영화제는 제1회라 지방보조금 지원없이 치룬다. 200여분이 1만원부터 10만원까지 갹출하고 문화상품권과 농수산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