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 (월)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수원 3.7℃
  • 흐림충주 2.5℃
  • 대전 3.3℃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순천 6.7℃
  • 흐림제주 10.7℃
  • 흐림천안 2.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54

-작은 영화관 개관식에 다녀오며

 

마도면 문화센터에 140여석의 작은 영화관이 개관했다. 영화지부장 자격으로 초청된 자리라 남다른 감회의 발길이다. 100만을 눈앞에 둔 청년 화성시이니 정주시민의 삶의 질에도 영향을 끼칠 복지문화의 상징이겠다.

 

 

인근주변에 바닷물이 들어 질척이는 땅이었단다. 행정관서와 영화관이 들어섰으니 상전벽해라 할만하다. 덤프트럭도 쉴새없이 오가니 힘찬 변화 모습이나, 채 시골이니 버거울 수지 측면은 복지차원의 헤아림으로 행정관서를 비롯해 지역소재 기업들의 공명이 있어야겠다. 인근 도시 수원, 안산이나 서울에서 관람하던 개봉작을 저렴하게 감상할 수 있으니 퍽 다행이다. 유튜브나 TV에서의 관람과는 다른 차원의 감상이니 진정 문화시민이 되려나? 어찌 지역분들만 관람하리요. 프로축구, 배구, 농구, 야구, 씨름,...등 전국을 순회하는 스포츠단 못지않은 주목을 받을 수는 없을까?

 

 

백곡리의 여러 역사적 설화를 들려준 마도면 친구들과 점심을 든 후, 돌아서 나오는 길에 융건능에 들러 '단양팔경'이나 '관동팔경'에 비견할 옛적 '남양팔경'에서 진화된 '화성팔경' 중 하나인 '융건백설'의 멋진 설경을 중학교 동창과 산책하며 폰에 담았다. 학창시절 소풍 이후 반세기가 흘렀다. 제멋의 포즈에 흰눈 쌓인 잔디밭과 뒤켠 소나무가 배경이다. 참나무사이로 비껴든 햇살에 얼굴이 불그레하다. 온통 흰눈이 덮혀 적막한 화산자락에 고라니 한 녀석이 골을 건너서 천천히 산등성이로 오르며 힐끗힐끗 경계를 한다.

 

 

손시린 찬물에 오감이 으르르 살아나듯 몸에 찬 바람을 맞아야 생각도 싱싱하다.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련다. 홀로나 두어분씩 들어선 사람들의 사색의 발자국이 하얀 눈길에 나란히들 누웠다. 어린날, 두터운 점퍼에다 털모자 쓰고 벙어리장갑 낀 채로 누웠다 일어난 몸글씨가 큰 대자이다. 땅 덮은 흰눈 위에 두 눈 뜬 채 하늘보고 누웠다가 일어나 부단히 세상을 걸어온게 꽤나 먼거리에 달한다. 쏘은 화살같은 세월이다.

 

 

관람객을 위해 벤치에 눈을 쓸고 나오시나보다. 빗자루 든 아주머니의 환한 말씀이다. "흰눈 내린 꽃뫼(화산)에 들어서면 맘이 편해진다" 하신다.

 

흰눈을 나란히 밟는 동창도 내도 그런가싶다.

 

최근기사

더보기

포토뉴스

더보기

섹션별 BEST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