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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48(12월 8일)

-화성에서 안동길에의 수상

 

무릎 고장은 누워 쉬는게 상책이란 말에 동해산 오징어, 제주귤, 충주사과, 형아 땀방울 머금은 고구마, …등을 벗삼아 몇날을 이리저리 뒹굴뒹굴 하던차에 젊은 날 신세진 군대동기 자당의 부음 소식이다.

 

차일에 선배 문우님과의 수원역사박물관 안내를 약속한 터라 애마에 꾸깃한 몸을 싣고 화성을 어여 출발해 수원, 용인, 이천, 여주, …남제천, 영주, 안동에 이르는 왕복 1000여리 장도에 올랐다.

 

 

혹여 덜 깬 몸에 울림을 주고자 팝송을 켜놓고 네비게이션의 길눈을 열었다. 영동고속도로변 SK하이닉스를 지나고 여주를 거쳐 중부내륙고속, 평택-제천고속, 중앙고속도로에 들어섰다. 도심지가 멀어지니 덩치 큰 산들이 주욱 웅크린 채 만추의 햇살을 포근히 안아 동면을 준비한다.

 

 

천둥산 휴게소를 지나치려니 "도토리 묵을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던 "박달재 금봉이"가 생각나 한잔 걸치면 좋으련만 어림해 7시간 왕복길이라 한사코 우는 갈증을 누른 채 산척터널, 제천터널, 적성터널, ...하늘 닿은 도로에 이르도록 꿋꿋히 달려나간다. 듬성듬성 산자락에 나타나는 단양팔경, 풍기인삼, 영주부석사, … 큼직한 홍보판에로도 눈길이다.

 

 

오후 3시경, 밖의 온도는 영상10도다. 저홀로 돌아가는 팝송트랙에 흐르는 "아낙, 마이웨이, 크레이지 러브, …"에 귀를 열은 채 차창에 스민 햇살속에 스치는 주변풍광을 흘깃하며 집 떠난지 2시간반여나 되었나싶다. 서안동I.C를 나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서의문'에 통과해 안동시내에 4시경 들어섰다. 도산서원, 병산서원, 유교책판, 봉정사, 하회마을.양동마을, 하회별신굿놀이, 무려 일곱이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무형유산에 등재된 지방이니 나름 지역의 자긍심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에로 닿았나보다.

 

 

시내입구에 서있는 이정표에 '안동역'이 스친다. 가뜩이나 고장난 무릎인데 눈마저 쌓여 "안오는 건지 못오는 건지" 오지 않을 허무한 맹세의 허상을 그리다보니 에라 온김에 엎어졌다 갈까하는 맘이 굴뚝이다. "원님덕에 나팔분다"더니 친구 자당어른 덕택(?)에 또 한번 안동 여정의 수상이다.

 

 

유교예법으로 차림한 동기모습을 마주하니 반세기가 휙 돌아선다. 구순 가까이시니 젊은 날, '그때 그시절' 주린 배 잡고 가슴시린 보리고갯길 넘으셨을 어른이다. 내 어머니들 삶이겠다. 한세상 다하여 돌아가시는 고향 하늘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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