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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47(12월 7일)

-'누드만두집'에서

 

국제도시, 서울을 향해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섰다.

 

 

도중 의례껏 듣던 FM방송을 접고 혀말아가며 영어공부다. 1863년도 행한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이다. 여섯마디 들어선 탓일까? 몇번을 되돌려 들어도 여간하지 않다. 제때 제공부 하지않은 탓인가보다.

 

"The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는 '지구상에서 결코 사라지진 않을 것'이란 맺는 말은 귀에 순하건만…

 

 

할로윈 사태, 월드컵축구열기 못지않게 거리가 각종 집회로 야단스럽다. 상식과는 점점 멀어지는 일련의 사태 흐름이 매우 걱정이다. 참으로 "어쩌란 말이냐 이 아픈" 내나라 현실을… 저만큼에 이웃나라에선 폭탄이 투하되고 조만치선 미사일이 날아가는데도 선인들이 그토록 피흘려가며 지킨 '자유'는 왠일로 이땅에선 헐떡거리고 있으니 고개가 갸웃갸웃하다.

 

 

동네 한바퀴 쌩하듯 '용서고속도로'를 왕복하며 수원에 들려서 선.후배와 이러저러 이야기를 나눈 오후나절이다. 저녁나절에 동창과 함께 들어선 '누드 만두집'이다. 낙지와 쭈꾸미를 다져넣은 속살이 훤히 비쳐 '누드만두'란다. 플로베르의 소설속 "보봐리부인"의 투실한 속살일까? 혜원 신윤복의 그림속 '단오풍정' 여인의 탱탱한 가슴이려나? 한접시에 여덟개 놓인 누드만두를 낼름 집어들어 입속에 오물오물하니 감칠맛이 마치 개천가에 여인네들을 바위뒤에 개구쟁이들의 흘깃흘깃한 눈맛일까나?

 

 

귀가길에 겉옷을 벗은 채 나목들이 한여름 열기를 품은 그 잎새들을 몽땅 떨구고 길게 늘어섰다. 두툼한 겉옷은 벗어(겨)야지. 그 칙칙하고 치렁치렁한 겉모양새를 홀딱한 채 올겨울을 알몸으로 나려나보다. 그럼, 그렇게 해야겠지. 발가벗은 네모습에 뜨거운 눈길이 닿을거란다. 찬바람에 실려온 진한 겨울향기도 느낄거야! 제때에 입고 벗어야만 세상이 돌아간단다!

 

 

이왕이면 확 벗으(기)려무나. '누드만두'도 처럼 말이지. 입다문 채 온몸에 느끼려무나. "하늘은 맑더라고 구름 한점 없더라고" 노래도 해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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