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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49(12월 9일)

-심여철석

 

삼국연의에 등장한 상산 조자룡의 말이다. 맘에 든 결기가 '철석'같아야 세상사에 중심이 선다는 말이겠다. 사내들 세계에선 굳은 맹세의 상징이랄까? 바닷가 바위벽에 부딪는 파도의 의성어도 '철석'(철썩)이건만…

 

 

선배 문우와의 약속으로 오랜동안 발길않은 '수원박물관'에의 관람이다. 현관에 "내삶의 길이 역사다"란 어귀에 호기심이다. 박물관 카페에서 대추차를 마신 후 휘익 돌아본 전시실에는 한호, 허목 등 유생들의 명문장을 비롯해 교지, 금석문, … 등 수원지방과 관련한 서예작품들이 벽에 걸림과 판 누임으로 나름 옛수원의 형세가 어름어름하다.

 

 

어찌 그리도 상세히 포경 모습을 그려냈을까?

 

1층 전시실 입구에 놓인 반구대 탁본을 보며 타임머신을 달아 한반도내 꽤나 먼 울산으로 7천년을 거스린 구석기시대로 순간의 시.공간 이동이다.

 

1층을 휘이 돌아 2층으로 올라가니 추사선생의 "무량수각" 편액에 한생각이다. 하수상한 시절에 '세한고절'도 무량수려. 서너칸 옆면에는 부채에 그려낸 주선인 이백의 "산중대작"이다. 멋에 겨워 곁에 눌러선다. '드새그려 또 한잔 드새그려' 무진장 꽃피우니 무량수 자리에 이를까만, 밝은 달을 어찌 '이태백'만 벗하리요! '이백'이 놀던 그 달이 내고향 앞산 마루 환히 비추던 달이거니 누군들 감회가 없으리! 나훈아 선생도 '님이 그리워' "님 계신 곳을" "저 달보고 물어본다" 노래하는데… 허공에 짓던 그 팔을 진즉 내렸을라나?

 

 

작고하신 김동길 박사의 말씀중에 "돌아보니 60-70은 어깨동무한 시간"이란다. 그냥저냥 스쳐 지난 세월에 선배와의 눈길로 '박물관중대화'다. 역시 옛수원의 멋은 전시된 서체에 스민 글멋보다야 눈감아도 떠오를 단원이 그린 '수원추팔경'이 제멋이려나? 옛 물고을(수원) 상상이 아름다워라. 그늘막이 여름 버들천에다 무서리에 꼿꼿한 '한정품국', 날쌘 몸놀림의 '서성우렵', ….을 차마 잊을리야. 수원시사를 후다닥 다림질해 옛수원을 흘깃한 채 전시실을 나섰다.

 

 

돌아나온 밖에선 한겨울을 태울 쇠가마에 '꽃배추'를 한참 이식중이다. 세상의 따가운 눈길에 벗겨지는 그 알몸으로 네가 어찌 버텨내겠니? 쇳덩이 돌덩이 한움큼 들인 맘들도 하나 둘 한숨들 내쉬던데…

 

저 달보며 이른 봄날 '철석'같이 세운 "삼척서천"이 곧 살갗을 에일 동지섣달에 "산하동색" 일려나?

 

 

"오래된 미래", 박물관에서 '돈키호태'의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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