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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33

-소리말, '우와'와 '야아'

 

오늘은 '한글날'이다.

 

아름답고 고운말 한글이다. "한글날 노래(외솔 최현배 작사 박태현 작곡)"에 등장한 배달의 나라, 세종대왕, 24자, 세계 으뜸글자, … 우리의 그 소리말이 한류에 편승해 지구촌에 널리 퍼져 간다. 어느 언어학자는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비롯해 유럽과 북미, 중미지역에 걸쳐 고대 우리말과의 혈연적 관계성을 밝혀내고 있기도 하다.

 

 

말은 사용하지 않으면 잊혀지나보다. 돌아보면 우리가 겪은 근세사의 아픔이려. 어릴적 사용하고 들었던 말 조각들이 생각난다. 짱깨, 로스케, 쪽빠리, 양키 등 비속어를 비롯한 쓰던 말들을 더듬어 정리하면 꽤나 두툼할테다. 시대가 변해 그 소리말을 글말로 배우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다.

 

 

한글날에 공휴일이라 시간을 내어 아침나절의 오가락 가랑비에도 선산자락 사래 짧은 밭에 심은 고구마를 캐려고 형님과 집을 나섰다. 낫으로 줄거리를 걷어가며 삽으로 두덕을 파헤치니 달포전 손가락 정도 굵기이던 게 주먹만히 드러내 형제의 '와아' 탄성이 쌍나팔 소리다. 어제 모임에도 동창들과 나눈 반가운 '야아' 정담에 음식점이 들썩였던 터라 연일 기분이 짱이다. '와아', '야아' 소리가 절로 튀어나오니 채 '어버버'하는 바다건너 소리말과는 다른가보다. 홀딱 제몸 내준 투실한 오리 몸보신에다 가믐에 물 퍼다 가꾼 정성에 팡팡한 고구마를 보니 이틀간 솟은 엔돌핀이 족히 한 방구리쯤 되려나?

 

 

헌데, 어찌된 일인가? 이즘 세간에 오가는 말들이 거칠어져 간단다. '우와'나 '야아'보다 격음(ㅋ)과 경음(ㄲ) 사용이 많아지는 모양새다. 한글은 표음문자라 토종이라면 거리에 뒹구는 소리말을 '수비니겨' 사용할 수 있다.

 

시장터에 울리는 교통사고 유발한 취객의 고성이려나? "터널(1916년 개봉작)"에 구조대장(오달수 분)의 대사 "야, ××들아! 다 꺼져버려"라는 그말, 세상을 '씰데없이' 우습게 만들려는 분(?)들에게 튈까도 싶다. 세종대왕은 서민(어린 백성)들을 어엿비 여겨 타는 가슴을 '뻥' 뚫어 주시려고 애민사상을 실천하여 문자(한글)도 맹그셨다는데…

 

 

'우와'와 '야아'는 의가 좋은 형제이려나!

 

귀가길 가을비 우산속, 한글날에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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