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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27

-궁합

 

글제는 "혼인할 남녀의 생년월일과 시간을 음양오행에 맞추어 부부로서의 길흉을 예측하는 것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궁합보다 우선한 '관상'은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눈.귀에 익었을테다.

 

 

곧 있을 '화성청소년국제폰영화제'의 이것 저것을 챙기고, 행사경비를 줄이느라 회원들과 현수막을 게시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화성동서남북을 돌아다녀 피곤한 심신을 오전에 뉘려던 차에, "띠링 띠리링, 후배님 뭐해? 들밭에 왔는데 점심이나 같이할까?" 지역 선배님의 폰이다. 잘됐다 싶어 집을 나섰다.

 

 

점심을 들고 선배님이 정성껏 가꾸는 들밭에 들어서니 배추, 무우, 호박, 고추, 고구마, ...올망졸망한 제자태 드러낸 채소들이 배시시 눈길을 맞는다. 한걸음 건너에 작은 금송들과 밭머리에 흐르는 작은 도랑물이 들밭 생명력을 돋워 운치를 더하나 싶다.

 

컨테이너에 마련한 화실에 들어 커피를 들며 일요화가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수원의 풍물을 비롯해 옛 기록물에 등장한 시골집, 산야, 건물, … 그림을 그린 그간의 내력을 들려주신다. 원근 구도를 약한 완성된 그림들의 채색이 담백하다. 학교장을 끝으로 교단을 물러나 취미생활로 아담한 들밭과 캔버스를 벗하니 누군가엔 로망이겠다.

 

 

이런저런 한담 끝에 태양, 달, 반달, 지구 등 우주를 담은 화폭을 들고 화분, 농기구, 여러 도구가 한켠에 가즈런한 비닐하우스 응접실로 나왔다. 그림을 가르키며 이제는 왠지 세상밖 우주에 붓길이 간단다. 수년전, 물감 흘리기 기법으로 우주창조의 현상을 화폭에 담아, 잭슨폴록에 버금(?)하는 초교 선배님의 화실에도 다녀온터라,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단순해지고 우주 시원에 다가가나 싶다. 만물이 우주의 부스러기라는 철인의 말도 있으니...

 

 

장황한 에두름이나 사람, 자연, 시간, 장소, … 어울리는 세상 인연을 궁합이라 해야하나? 궁합이 맞아야 세상살이가 수승한다니 이즘 세간이 시끄러운 것도 실은 시절인연, 사람인연 궁합이 덜한 탓일까? 더구나 젊은 시절 속궁합 맞추느라 시절 인연(궁합)을 비틀어 세간을 들썩인 경우가 한둘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저녁 밥상에 오른 애호박국이 일품이다. 돌아오는 길에 선배가 들려준 애호박이다. "애호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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