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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17

-벗이 왕래하니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왕래하니 기쁘지 아니한가

시인 우호태

 

"뉘 길래 이른 아침에 선계에 발을 들이셨는고?"

"소인은 속세에 '돈키호태'라 하옵는데 가던 길을 잃었구만유!"

"달뜬 말품새를 보니 길이 아니라 맘이 허한게지.

그 맘 누가 알겠냐마는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느니라".

무협지 만화에 등장하는 무릉도원에 노자와 유생과의 선문선답일거나?

 

강원도 신림에서 사업하는 동창과의 만남이다. 반년을 미뤘던 까닭에 아침 길을 떠났다. 북오산 톨게이트에 들어 영동고속도로를 경유 남원주 방면으로 시간반을 내달아 도착했다.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야생동물퇴치기 사업장이다.

진동, 소리, 냄새, 주파수, …등을 활용한 다양한 친환경 발명품들이 가지런하다.

 

"금강산도식후경"인지라 군침도는 '황둔빵' 거리를

지나 주천의 별미, 묵밥과 곁들인 산초두부, 메밀 전병을 시골스런 산속 '레스토랑(?)'에 들어 벽에 걸린 괘종시계에 밥을 주듯 연실 입안으로 산마을 먹거리를 젓가락에 감아 돌렸다.

 

이미 산마을 사내가 된 동창의 다정한 설명에 눈.귀가 홀딱이다. 앞편에 흐르는 주천강 따라 길가에 복숭아 가로수요 '학'까지 날아들어 도로명도 '도원운학로'니 무릉도원 산세렸다. 코끝 간지르는 솔밭향기와 주천 마을입구 우뚝한 술'주'자에 샘'천'자 흰호리병에 분명 신선주가 담겼을테니 어찌 아니 취할손가! 오호, 어울린 이 무릉도원에 초등, 중등과정 수련 동자들이 서른 남짓하다니 정녕 선계이련가!

 

고향을 떠나와 여섯마디 수련 과정에 들어선 환한 도반의 배웅을 받으며 휑하니 신림 톨게이트에 통과했다. 짙푸르른 산세, 무릉도원 주천에 그새 정신을 팔았나? "어라, 그 친구차에 폰을 두고 왔네".

허둥대는 동안 어렵사리 뒤쫓아 온 선계 동창이 디지털 폰을 건네며 아날로그 말이다. 이 또한 "유붕자원왕래해 불역낙호아"란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애마야, 내고장 화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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