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선생' 님을 추모하며
시인 우호태
손 흔들며 그가 부른 "안녕하세요"로 시작하는 "나팔꽃인생" 노랫말처럼 "동서남북 없이 발길 닿는 대로 바람에 구름 가듯 떠돈 그 세월이 몇해이더냐", 아침에 피었다 저녁 때 지고마는 나팔꽃처럼 그가 한세상 다하여 지었다.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장수 노인, 국민 코미디언, 방송인, 행복 전도사 , …어느 표현도 어울리겠다. 우리네 시골 할아버지 같은 구수한 사투리 모습에의 끌림이 우리에겐 '일요일의 친구'가 되었다 싶다.
6.25전쟁시 월남해 유랑극단의 멤버로 출발한 구순하고도 다섯해 더한 형언키 어려운 인생 여정이니, 시쳇말로 산전수전 다겪은 '인생박사'였던 만큼 해학과 재치로 담은 "전국 노래자랑" 사회는 불후의 명작이겠다.
필자도 글에 담느라 십여년 전국을 기행한 탓에 인간의 능력을 구태여 이름한다면, 선천적 품성에다 후천성 의지가 어울린 발현일까 싶다. 팔도풍물을 남녀노소 어울려 노래하고 춤추며 한마당 놀이를 풀어내 한울림 주던 인생마술사였다. 전국토에 남긴 발걸음이 '허준', '김정호' '우하영', …선인들 뜻과도 비견할테다. 너댓살 꼬마가 오빠로 불러도 친구가 되어주며 한바탕 웃음으로 국민들의 힘든 세상살이를 녹여주던 그다. 남긴 발자취가 긴 여운이 있겠다.
이제 서울 종로구 '송해로'에 생전의 모습을 부조한 그의 흉상이 생전의 감흥을 깨우려나. '세상살이 딩동댕'을 울리던 우리의 친구요 영원한 인생 스승, '송해선생'의 하늘 고향길 "안녕히 가세요"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