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3 (화)

안양 시외버스터민널 ‘의혹 제기’ 주민감사청구 재 기각

-시 “행정력 낭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강경 입장 선회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의혹 제기...행정 신뢰도 훼손 우려

[ 포에버뉴스 김경순 기자 ]

안양 시외버스터민널의 ‘의혹 제기’로 인한 주민감사청구가 재 기각됐다.

 

감사원이 최근 경기 안양시 평촌동 옛 시외버스터미널부지 용도폐지 등과 관련해 일부 시민들이 제기한 공익감사 청구를 최종 기각 처리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앞서 감사원이 지난 2020년에도 “안양시 행정에 문제가 없다”는 감사 결과를 내놨지만, 최근까지도 관련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안양시도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다.

 

외형상 공익감사 청구이지만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이런 행위가 시 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행정력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다 선거철만 되면 터져 나오는 의혹 제기의 순수성도 의심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안양시는 2021년 8월 제기된 관련 소송에서도 1, 2심 승소에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시의 도시관리계획변경 처분이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까지 받은 바 있다.

 

시 관계자는 “감사원이 이미 5년여 전 안양시 도시계획시설 실효 관련 자료와 시외버스터미널부지 매각 경위, 지구단위계획 변경, 공공기여 부담계획의 적정 여부 등을 강도 높게 조사해 행정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기각 결정한 사안임에도, 또다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한 행정력 낭비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부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소유로, 이미 8년여 전 공개입찰을 통해 땅을 매입한 민간업체가 현재 건물을 짓고 있는 상황임에도, 시의 합법적 행정 처리에 대한 거듭된 의혹 제기에 그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35년간 이어진 안양 시외버스터미널부지 논란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옆 평촌동 934번지가 도시계획상 자동차정류장(1만 8353㎡)으로 고시된 것은 1992년 1월이다. 3년 전인 1989년 2월, 현 안양시 동안구 일대가 평촌신도시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면서다.

 

1995년 초대 민선 이석용 시장은 터미널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시행자로 민간업체를 선정했지만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고, 시행사와 교통영향평가에 대한 이견으로 마찰까지 더하면서 이 사업은 표류하기 시작했다.

 

후임 신중대 시장은 기존 터미널부지가 협소하고 교통량 증가와 인근 아파트 입주 등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2000년 3월 대체 부지를 물색했고, 관양동 922번지 일원을 선정했다. 2005년 안양시도시기본계획에서도 승인됐다. 이 과정에서 최초 터미널사업자인 민간업체와 안양시의 지루한 소송전이 이어졌다.

 

2008년 재선거에서 당선된 이필운 시장은 관양동 922번지 일원 터미널부지에 면적 등 일부를 변경해 여객터미널을 신설하는 방안을 고시했고, 기존 농수산물도매시장 옆 LH(한국토지주택공사) 소유의 터미널부지는 복합개발 방식으로 LH와 협의했다.

 

2010년 최대호 시장이 취임하면서 관양동 922번지 일원 터미널부지는 지형도면 고시를 하지 않아 실효됐다. 부지매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필운 시장이 다시 당선되면서 터미널사업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됐다. 이 시장은 외부기관 용역결과를 토대로 기존 안양시 관내 5곳 시외버스정류장의 시설을 개선하고 통합하는 방식의 소규모 환승터미널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2017년 9월에는 만안구 안양4동 복개주차장 옆 도시재생사업 부지 내에 터미널을 짓겠다고 발표했다가 이 계획을 철회하고, 다시 기존 터미널에 시설을 확충하는 소규모환승터미널로 선회했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 방향이 달라지면서 터미널부지는 장기간 방치됐고, 흉물로 남겨졌다. 게다가 시외버스터미널이 사양 산업으로 전락하면서 추진 동력도 이미 상실됐다.

여섯 차례나 시장이 바뀌면서도 터미널부지에 대해 도출된 공통된 정책 방향은 이 부지에 터미널을 짓지 않겠다는 결론으로 일치된다.

 

이필운 시장 재임 시절이던 2017년 6월, LH 소유의 평촌동 934번지 터미널부지는 공개입찰을 통해 민간업체에 매각됐다. 이 부지 원래 용도는 일반상업지역이지만 자동차정류장으로 고시돼 개발이 제한돼 왔다. 터미널을 짓지 않는다면 일반상업지역으로 환원되는 게 맞지만, 용도변경을 두고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최대호 시장(당시 후보)과의 관련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최 후보가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자료와 내용을 모두 공개하며 연관성을 부인했음에도 의혹이 이어지자 선거를 앞둔 ‘정치적 악용’이라는 수사도 나왔다.

 

감사원은 2020년 4월 지역 주민들이 청구한 공익감사에서 7개월여간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고, 같은 해 12월 LH의 터미널부지 매각 의혹과 안양시 행정처리 과정에 문제가 없다며 주민들의 감사청구를 기각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행정기관 감사에 이어 법원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확정된 사안임에도, 일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의혹은 결과적으로 행정력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며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이 같은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다.

 

한편, 평촌동 옛 시외버스터미널부지는 민간업체의 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안양시는 용도변경에 따른 이익환수 차원에서 2022년 1월 이 업체와 공공기여 협약을 맺었다.

 

시는 토지가치상승분 691억 원에 대해 도로 등 기반시설을 포함한 도서관과 수영장 등 건축물을 기부채납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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