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8 (화)

<한번도소나타96>–일출봉

대양이 부른다

 

대양이 부른다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호새: 비바람 부는데 비행기 운행하나요?
돈키: 한라산이 있잖아.
호새: ???

돈키: “제주도에 왜 갔어?” 하고 묻는다면?
호새: 옛 아씨들처럼 서방님 대신 주인님 따라온 거죠.

뜀맨1: 도심을 떠나 바다에 솟은 섬이라 마음이 눕고, 생각도 정돈되잖아.
뜀맨2: 한생각 덜어내서 좋구만.

돈키: 메인 일정에 정신이 분주했어. 특산물, 방언, 무속, 해녀, 사찰, 유학자들의 유배지…
추사관 옆엔 제주 출신 1호 이종도 목사 순교지가 있고, 김대건 신부 표착 용수성지, 천재화가 이중섭의 집터, 최근 테마파크들까지…
한라산, 곶자왈, 오름들이 제주 향을 피우더라니까.

호새: 내일 이야기를 좀 풀어봐요.
돈키: 학자들 연구자료를 보면, 한반도 역사는 이렇게 나뉘지.
1기는 고고학 대상기,
2기는 고대근현대,
4기는 다가올 시대, 특히 바다 중심의 해양사.
그 중심에 제주가 서야 해. 면적도 싱가포르 두 배 반쯤 되고.

뜀맨1: 러시아·중국·일본 이해관계가 얽힌 동남아 해로 한복판… 기대된다.
뜀맨2: 중국, 유럽, 일본 상선들이 제주를 경유하거나 표착했던 근세 기록만 봐도 가능성이 보이지.

호새: 벚꽃·유채 소식도 북상하고, 태풍도 북상하니… 제주 흐름이 육지 발전의 징검다리네요.

돈키: 동백길, 돌오름길, 천아숲길, 사려니숲길… 제주엔 숲길만 해도 이야기야.
미래학자 말 빌리면 과학기술은 상상을 넘어서고, 곧 제주바다 문이 열려
동북아 U뱃길, 동남아·태평양 항로, 북경·상해–도쿄 하늘길의 센터가 될 거야.

호새: 지도를 돌려보니 그렇네요. 한·일, 한·중, 한·러 통상길의 축이 제주도예요.

뜀맨1: 탐라국의 상아탑, 제주대도 크게 변신하겠는걸.
뜀맨2: 국토개발의 핵심은 결국 인력 인프라지.

돈키: 제주는 지질·기후·식물생태학적으로 국제적 연구지야.
역사의 아픔도 개방성으로 녹여내야 하고.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코리아 경제의 미래 축일 수 있어.
한라산 기상에 걸맞은 국제 교류지… 국토 끝자락에 서 있으니 드넓은 바다를 봐야지.


호새: “눈물 젖은 두만강” 노 젓던 뱃사공이 이젠 동해로 “고래사냥” 간다더니…
결국 5대양 넘고 남·북극해까지 나가야 한다는 얘기군요.

돈키: 고려청자·활자는 이미 동남아를 쓸었고, 근세엔 자동차·반도체로도 날아다녔잖아.

호새: 어떤 기업 총수가 “기업은 2류, 관료는 3류, 정치는 4류”라 했다는 말을 들었어요.
돈키: 요즘 신문 만평에서 그러더라.
권력이 부동산에서 나오니 타짜들이 사고팔아 신발 탄내 난다고.
옛말에, 어른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는다 했거든.
지도자의 말은 돋우는 품인데, 꾼들은 표리부동해.
스스로 정신을 곧추 세우든가, 어른 말씀에라도 귀 기울여야지.

호새: 그럼 한라산에서 ‘엉터리 스피치 경연대회’라도 열까요?
돈키: 그보단 국내·외 섬 페스티벌이 낫지 않을까?
독도, 울릉도, 고군산도, 흑산도, 완도, 백령도, 영종도, 거제도…
그리고 하와이, 괌, 피지, 에바…
옛 섬나라 왕들이 무대에 올라오듯 펼치는 거지.

호새: 투발루 푸나푸티섬도 참가하나요?
그럼 채택할 선언문은요?

뜀맨1: 제주는 섬이라 그리움도 일지만, 삶의 가르침을 주는 명품지야.
높게 서되 어울리는 품을 지니고, 넓은 안목과 기상을 품으라 말이지.
뜀맨2: 제철에 제 품새 이루는 한라산도 정수리를 비워두더만.

호새: 도둑·거지·대문이 없다는 ‘삼무의 제주’는 지구촌 개방의 상징이고
정낭의 표식은 첨단 휴먼 이모티콘처럼 세계에 한 수 포석한 셈이네요.

돈키: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내 나라 코리아 제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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