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4 (일)

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362(5월 3일)

강릉, 옥계에 가다

강릉, 옥계에 가다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화성에서 출발해 오산, 용인, 광주, 양평, 횡성, 평창, 강릉에 이르는 여정이다. 밖에 비가 내리는 을씨년스런 날씨 탓에 차안에서 군것질이 그만이다.

 

어버이 날과 스승의 날이 있는 가정의 달을 이유로 가족나들이다. 십여년전 한여름, 화성에서 강릉까지(한반도횡단) 280킬로미터 거리를 8일간 도보로 홀로 여행한 적이 있다. 장맛비를 피하려 발길을 재촉하던 그때의 여정과는 달리 맘이 여유롭다. 정체된 영동고속도로를 달리건만 운무가 더불은 ‘산야제색’의 운치마저 산뜻하다.

짧은 생각인가? 예전과 달리 강원도는 수도권으로 뻗는 물줄기에다 싱싱한 채소공급, 수려한 풍광, 너른 목초지, 해변가 힐링터로 년중 발길이 모여드는 등 복받은 생활터전이다 싶다.

 

화성지역내 동탄뜰과 안녕뜰에도 ‘청계’, ‘은계’, ‘황계’가 흐르는 까닭인가? ‘옥계’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가는 마음이 다정하다. <제1회세계커피축제>가 열리는 옥계다. 전국 ‘사투리대회’를 여는 등 애향심이 유별난 동기가 정성껏 마련한 해변축제다. ‘정동진’에 비견하는 별호를 지닌 품이 넉넉한 ‘서동진’, 그 동기의 ‘강원도래요’ 구수한 사투리가 대굴대굴 사방으로 굴러 옛 전우들을 비롯해 지인들이 모여들었다.

 

드넓은 동해를 바라보는 옥계의 푸른 솔밭이다. 삼등열차를 타고 고래잡으러 온 지도 마흔다섯해,

평생지기와 나란히 앉아 ‘널 너얼 사랑해’ 설레던 그 시절을 회상하니 가슴 시린 세월이다. 저멀리에 떠 있는 배 두척이 고요한 참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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