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정, 김제관 공덕비 제막식에 부쳐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그는 누구인가?’
그의 호, 우정(宇靜)이 상징하듯 그의 발자취를 예감한다. 울불긋 꽃 대궐 차린 그 고을, 화성이다. 화성시청사가 위치한 남양읍내 남양도서관 뜰에 마련한 공덕비 제막식에로 발길이다.
전쟁폐허를 딛고 한강의 기적’으로 지구촌을 놀라게 한 오늘날 코리아 위상에 이르름은 걸출한 지도자와 그에 어울린 과학자들, 행정가들을 비롯한 허리띠를 졸라맨 국민들의 합심이겠다. 그 중심엔 자신보다 국가와 백성을 위하고 자녀를 위한 정신이 깃든 애국심과 애향심, 교육열이 바탕인게다.
그곳에 우정, 김재관 선생의 활약이 오롯하다. 가난한 나라를 위해 애국심과 열정적 헌신이 하늘에 닿았던 과학자인지라, 동네울이나 서성거린 필자가 그 자취를 끄적거림에 서투르나, 내.외빈들의 인사말씀과 축하말씀, 가족, 문중, 제자, 지인, 꽃고을(화성) 유지의 정담을 버무려 손.발 말길을 공그리기로 말타래를 잇는다.
선생의 모습을 크로키해보면 자주방위산업과 중공업산업화정책(자동차.조선)의 기틀, 나아가 국가표준체계를 마련했으니 이는 민족중흥과 국격에 퀀텀을 가져올 시대통찰이었으며 국가의 백년대계의 담대한 포석인 까닭에 철없는 모기떼에게는 한 울림이겠다.
동녘에 해가 뜨고 서산마루에 노을지는 게, 어제 오늘 일이던가? 남양도서관에 설치된 공덕비는 책장을 넘기는 학생들에게 말없는 큰 가르침이다. 고향동네 선배의 담대한 모습이 자연스레 심상에 젖어들게다.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내일을 위해 제삶의 결을 내가는 학습인게다. 더구나 지속적인 장학사업을 실천하는 송호.지학재단을 비롯한 고향동네 유지들이 뜻을 세우고 시.읍행정도 거들었으니 보기 드문 미담사례로 의미롭다.
캄캄한 나라를 위해 독일 유학시에도 박정희 대통령에게도 ‘종합제철소’ 건의한 담대함을 나라를 위해 불태웠던게다. 남양도서관 뜰에 과학기술 유공자의 공덕비를 바라보니 때 없이 들어선 탁한 마음이 저멀리로다. “인사유명 호사유피(虎死留皮 人死留名)”이려. 선생을 추모하며 돌아선 눈.발길에 사방에 차오른 생명의 푸르름이다. 봄의 향연 꽃동네 잔치다. 그 속에서 뛰어놀 초롱한 후학들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