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투와 뮷즈’의 상상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서울 나들이에 접한 ‘타투와 뮷즈’ 얘기다.
타투(tattoo)는 자기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 중 하나로 흔히 주변에서 봐온 조폭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몸통에 덮힌 용, 호랑이, 뱀, ...등의 문신이나, 시나브로 대중화 되어 이제는 상처가 난 흉터를 장식하는 ‘커버업 타투’까지 성행하는 형국이란다. 관련한 분들의 말을 빌리면 타투의 시술과 자격에 관한 법제화의 숙제가 남아 있으나, 비틀린 관점을 버리고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여는 방편이란 점에서 법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페이스페인팅’과는 다른 멋과 맛이 있다. 어쩌면 자신의 팔과 몸에 정인의 이름이나 또는 싯귀를 새김한 어우동 등 예인(㙯ㅅ)들이 ‘타투’의 선각자 일 수 있겠단 생각이다. 과연 “타투”의 선행녀는 누구인가?
‘뮷즈’는 박물관(Museum)과 상품의 합성어(Goods)란다. 유리벽 안에 가둔 문화유산들이 나의 하루 생활속으로 다가왔다. 1차원적인 상품이야 주위에 흔하지만 이제는 재해석을 통해 다양하게 개발해 상품화되고 있어 개인의 취향을 유인하고 있다. 이로인해 문화유산의 역사와 그 의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니 한류의 한 갈래로 성장할 수도 있고 첨단기술을 보태면 음자(飮者)가 술잔에 그려진 선인들의 취흥도 공유할 수 있겠다. 달빛속에 허공을 가르는 한량무(閑良舞) 흥취에 우화등선(羽化登仙)하니, <월하정인>의 여린 미소에 신선주(神仙酒)를 연거푸 입에 쭈우욱 들일게다.
상실감에 베아뜨리체를 평생 마음에 ‘타투’한 단테는 <신곡>을 집필했으며, 달과 술을 벗삼아 세상을 희롱한 이백은 <장진주>를 읊었단다. 하여 여기저기 순행(巡幸)하는 필자도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