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뷰티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우리 말로 옮기면 무엇이 될까.
‘바이오(Bio)’는 생명과 생물, 곧 살아 있음의 기술과 산업을 아우르는 말이다. 의학과 제약, 생명공학을 넘어 먹거리와 환경까지 포괄하는 미래 산업의 축이다.
‘뷰티(Beauty)’는 화장품, 피부 관리, 메이크업, 헤어 디자인, 네일 아트 등 외모를 가꾸는 미용 전반을 일컫는다.
두 단어를 합치면 결국 ‘생명에 기초한 아름다움’, 혹은 ‘생명력을 살리는 미용’쯤으로 풀 수 있겠다. 겉치레가 아니라 생명의 결을 돌보는 일, 그것이 바이오 뷰티의 속뜻 아닐까.
우연한 만남에서 이 분야에 눈길이 머물렀다.
헤어디자인이야 동네 이발소와 미용실을 한 달에 한 번 찾는 일상이니 낯설지 않다. 그러나 피부 관리, 네일 케어, 체형 관리 등 세분화된 미용 산업의 세계는 생각보다 깊고 넓다.
세상 흐름에 한참 뒤처진 듯한 기분도 들었다.
지인과의 만남 끝에 허리 마사지와 발톱 정리를 받게 되었다.
잠시였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다. 시큰하던 허리가 풀리고, 발끝이 가벼워지니 마음까지 산뜻해진다.
허리는 상체와 하체를 잇는 연결부위다.
몸의 중심이자 균형의 축이다.
발은 공간 이동의 근원이다. 문명이 발달하며 손과 눈의 감각은 정교해졌으나, 발은 여전히 원초적 감각을 간직한 채 우리 몸을 지탱한다.
허리와 발을 돌보는 일은 단순한 치장이 아니라 ‘생명의 기둥’을 세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 K-뷰티가 지구촌에서 각광을 받는다고 한다. 단지 화장품의 효능만이 아니라, 피부과학과 생명공학을 접목한 기술력 덕분이라 한다.
머리 모양 하나가 한 달간의 자세와 인상에 영향을 주고, 피부 상태와 화장품 선택이 한 사람의 풍모를 바꾼다. 옷차림과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은 그 사람의 태도를 말해준다.
최근 출판기념회 자리가 부쩍 늘어 여러 주인공을 만난다.
젊은이는 젊음을 더욱 빛내고, 중장년은 세월의 깊이를 품는다. 이는 단순한 화장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기술이자 태도의 미학이다.
여기서 생각이 옮겨간다.
발 뷰티가 있다면, 맘 뷰티도 있지 않겠는가.
한평생 다지고 다진 마음이 얼굴빛으로 배어나온다.
“얼굴만 예쁘다고 다 예쁜가. 마음이 고와야 아름다운게지.”
세대는 달라도 이 말의 뜻은 여전하다.
마음의 결이 고우면 말이 고와지고,
말이 고우면 글이 단정해진다.
자서전이든 글말집이든 결국은 마음의 무늬를 드러내는 작업이다.
돌아오는 전철 안.
앞자리, 옆자리, 모두 스마트폰에 몰두해 있다. 고개 숙인 풍경 속에서 나는 허리를 곧추세워 본다. 오늘 다녀온 마사지 덕분인지 등이 한결 곧다.
생명을 돌보는 일이 곧 아름다움을 세우는 일이라면,
바른 자세로 앉아 글을 쓰는 이 순간 또한 작은 바이오 뷰티일 터.
몸을 돌보고, 마음을 다듬고, 생각을 곧게 세우는 날.
오늘은 뷰티풀 수요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