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5 (목)

오피니언

<한반도소나타48>- 중추

가을을 보내며


가을을 보내며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호새: 가을이 깊어가니 맘이 서늘하네요. 강원도에 산이 많아 곧 울긋불긋한 단풍이 번지겠네요.
돈키: 그래, 9월이 오는 소리려더니 어느새 10월이 성큼 다가섰구나.

호새: 이제 산중으로 들어서니, 그간 유람하며 묻어둔 마음자락 시 한 수 읊어보면시면 어떨까요?
돈키: 중장년에 접어든 인생길의 감회가 이 가을에 제격이지. 앞이 캄캄하던 시절에 끄적이며 다듬었던 글, 오늘은 그 시를 내어 놓을까.

<가을을 보내며>

노란 국화이고 싶다.

놓을 수 없는 정에
살을 에인 오래된 상처,
햇살에 온몸 드러낸 채
거친 바다에서 돌아온 노인처럼,
가슴에 쌓인 말로는 다 못할 노래들.

만날 날,
노란 국화이고 싶다.

세월의 제 모습 이려니,
봄날 두 손 모은 기도는
물결 따라 멀어져 가는데,
내 안에 든 너는
아슴한 향기의 가을을 남긴다.

—— 시집 그대가 향기로울 때 中

호새: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랑> 중 “눈물로 쓰여진 그 편지는 눈물로 다시 지우렵니다”라는 구절이 떠오르네요.
돈키: 그렇지. 저 높푸른 가을 하늘에 흰 구름이 참 곱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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