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구지천 천변기행3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어제 오후나절 독산성에 올랐다. 비가 한바탕 쏟아져 내린 후라 주변경관이 산뜻하다. 코앞이 양산봉이요, 그 오른편 뒤켠에 동탄에 메타폴리스가 여타 아파트보다 높이 솟아 우뚝하다. 전국에 제일 젊은 도시의 위세답다. 왼편 멀리에 노블카운티, 광교산, 정북방에 나즈막한 팔달산이다. 그 앞면에 가까이에 동문굿모닝힐, 안용중학교, 화산, 그 옆으로 안녕초등학교, 태안3지구내 아파트, 봉담와우리 아파트단지, 중외제약, 수원대, 일진전기, 정남괘랑리, …, 등 비개인 짙푸른 산들과 뜰에 어우러져 멀리에 가까이에 제모습들이 선연하다. 수원지단에서 흘러내리는 황구지천이 세로질러 송산뜰을 가르고 안녕뜰을 감아돌며 서해로 이백리길을 유유히 흘러간다. 서랑리 방죽 곁 무인카페에서 저출산에 대한 목사님 장로님과의 흐뜨린 얘기가 저 물길처럼 술술 풀려가면 좋으련만… 이곳은 오산 세마대(洗馬臺)다. 서북편 산너머에 백제 고분이 발견된 봉담 마하리(馬霞里-말무덤)와 임란시 삼천병마골(三千兵馬谷)이 모두 말과 상관되어, 불현듯 휘모리 장단의 <장기타령>이 생각난다. [...이포 저포 여포 로다. 코끼리상자 조자룡이요 말마(馬)자 마초로
양평 예찬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양평군청에서 경기도 전임 시장.군수협의회 정기모임을 가졌다. 왠지 도심을 벗어나 전원으로 나들이란 생각에 설레인다. 협의회장이신 수원 김용서 시장님, 오산 박신원 시장님, 평택 김선기 시장님과 한차에 동승해 수원에서 출발 양평까지 시간반여 드라이브다. 양평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양평군수님의 정제된 군정 브리핑과 지평리, 용문산, 은행나무, 세미원, 두물경, … 등 귀에 익은 지명과 풍경 언급이 양평에의 애정이 솟는다.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어준 군수님과 간부공무원들께 고마움을 전하는 협의회장 인사 말씀에 이어 참석자 분들의 일상소개가 보태지고, 대박이 날 K-Rice Nuddle 시식후 오찬장으로 장소이다. 점심후, 동승한 일행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로 향한다. 10여년전 화성에서 강릉까지 한반도횡단 여정을 비롯해 너댓번 들렀던 곳이다. 조용히 앉았노라면 물소리, 물내음, 물안개, 물빛깔, 일몰 등 자연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물테마촌인 두물머리다. 그때의 첫 감정을 되새김하며 북한강과 남한강이 한몸이 되는 곳, 두물머리(양수리)에 왔다! 만남은 에너지 생성이다. 음양이 만나 생명을 창조하고, 남.북의 만남은
제3회청소년(초.중.고)국제폰영화제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9월 7일 개최하는 청소년국제폰영화제의 주인공은 학생들이다. 물론 이를 지원하고 격려하는 학부모, 지도교사, 학교, 지자체, 영화인단체도 함께 하는 행사이지만, 무엇보다 참 의미는 학창시절에 자신의 창의적 생각을 영상제작 해보는 게 성장과정에 소중한 경험이 될테다. 생활폰으로 특별한 장소나 장비와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음이 매력이다. 1회, 2회를 이어 올해로 3회를 맞는다. 사업계획, 교부금 신청, 대회공고, 포스터제작, 현수막제작, 연주/합창단 섭외, 관련기관.단체.업체미팅, 현장방문, 위원위촉, 매체홍보, 영상준비 등 두달여를 대회 준비에 발길이 분주했다. 서툰 진행과 척박한 환경으로 국제란 명칭이 어색하다. 어려움도 많으나 그래도 회를 거듭할수록 보람을 느낀다. ‘내 꿈을 찾아서-지구촌에서 별나라까지’ 슬로건 아래 청소년의 창의의 놀이마당인 폰영화제를 통해 나름 청소년의 꿈을 응원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소망한다. 폰영화제가 학생들의 자기적성, 진로 나아가 정체성 확립에도 기여하는 바가 있기를 말이다. 내가 나를 안다는 것 만큼 귀중한 경험이 있으랴! 개인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과
황구지천 천변기행2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그제는 밤의 열기 탓인지, 창밖에 밝은 달빛 탓인지 괜시리 정이 솟아 자정이 지난 시각에도 거실에 앉아 밤의 경치를 감상했다. 시스루 차림새의 달, 그 멋이 생각을 끌었다싶다. 어둠에 잠긴 1km여 저멀리에 독산(해발 208m) 산마루에 빛, 점 하나가 온 힘을 다해 존재감을 드러내 밤의 적막감을 더한다. 먹고 사느라 모두가 고단한 도시생활 속에서도 도심과 떨어져 있어 힐링차 낮에 다녀들 가는 곳이다. 깊이 잠든 산의 감상이다. 홀로 빛의 감상이다. 불현듯 마을과 1.4마일 떨어진 곳의 숲속 생활을 그린 <월든>도 생각난다. 월든은 데이빗 소로우가 문명사회와 떨어져 최소한의 생활도구(움막, 난로, 의자, 침대)만 갖춘 채 2년여를 보낸 숲이다. 소로우는 그 소박한 산속 생활에서 고독과 자유를 만끽했으니 생명체인 자신을 위한 행복한 삶이었겠다. 산 생활에 밤의 적막은 때론 깊은 사유를 맞게 한다. 필자도 한때 반년동안 산속에서 머문 탓에 밤의 고요속에 계곡물 흐르는 소리와 방에 비쳐든 달빛에 생명체의 오감이 깨인 대자연의 교향악을 경험했다. 내 자신이 우주의 일부란 환희를 맛보았기에 그때 그 감성으로 낮에 닫
황구지천변 기행1(24년 7월 14일)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화성소나타>를 쓰느라 수원 광교산에서 평택 서해대교까지 걸었던 황구지천 둑방길은 꽤나 정감이 있던 둘레길이다. 이틀전, 그 천변의 아파트로 이사해, 결혼 후 35년 머물던 병점주택에서 떠났으니 필자에겐 대사건인 셈이다. 이곳 풍경을 뻥 튀기면 아파트옆 동남편에 한강과 비견할 황구지천이 흘러 서해에 이르며, 남쪽엔 황구지천 건너편에 비로봉과 남한산성에 비견할 양산봉과 독산성이 우뚝하며, 서편에 김제평야에 버금할 너른 안녕뜰, 서북쪽에 유명세 지닌 화산(꽃뫼)에 융.건능과 용주사, 북쪽엔 아파트 맞은편 존슨동산과 충혼탑이 있으니 그야말로 풍광으로 으뜸이겠다. 9시 반경 아내와 간편복 차림새로 황구지천변 산책에 나섰다. 잔잔한 물살에다 듬성한 모래섬엔 천둥오리, 가마우지, 왜가리가 한가롭고 고추잠자리 떼가 둑방 풀섶위를 제멋으로 날고 있다. 아침햇살에 냇가에 은비늘이 고운데 고추잠자리 날개 마저 반짝인다. 아카시아, 뽕나무, 미루나무, …, 등이 응달을 만들어 둑방길이 산뜻하다. 10시가 넘어서자 차츰 햇살이 뜨거워져 과천-동탄 순환로가 만든 담벽 그늘에 앉아 챙겨온 냉커피를 마시니 그맛이
의성어와 의태어의 멋 시인/영화감독 우호테 의성어.의태어의 사전적 의미를 보니 '말소리를 청각을 통해 한국어의 언어음으로 인식한 것'을 의성어, '움직임과 상태를 시각적으로 인식한 것'을 의태어라고 기술한다. 표음문자인 “훈민정음” 예찬을 끄적이다 노랫말과 소설속에 등장해 귀에 익은 여러 음성상징어인 의성어.의태어를 새김질하니, 특히 모음과 자음의 대립을 이용한 표현이 풍부한 편이다. 밤하늘 수놓은 <‘반짝반짝’ 작은별> 동요에도, 돌쇠란 놈이 ‘엉금엉금’기면서’ 하는 넋두리도, '아장아장’ 걸어라 <사랑가>, … 등에 묘사된 멋드러진 의태어다. ‘깡총깡총’ 뛰면서 어디로 가나? ‘톡톡톡’, 오솔길에 빨간 구두 아가씨 어딜 가시나? ‘후두득’, 마당에 쏟아질 장대비에 앞선 전주곡이요 자동차내 깔판을 털어대는 일상의 소리는 ‘탁탁탁’이겠고, 해맑은 아이들 ‘까르르’ 웃음소리는 동글동글 뜨락에 구를테다. 봄날의 정경이다. 둥글게 둥글게 피어나는 정담에 ‘호호호’ ‘하하하’ 허리잡고 한바탕 웃어대 시장기가 돈다. ‘우걱우걱’ ‘쩝쩝쩝’ 씹어 삼켜가며 맛갈스런 국물마저 ‘후루룩’ 입에 들이니 참을 수 없는 식곤증이 찾아들어, ‘스르르’ 눈이 감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배운대로 하소서! 어른들 말씀이 기억난다. “네살박이 아이도 손에 쥔 사탕을 누군가 뺏으려하면 버둥대며 버티려 하는데 다 큰 사람 물건을 뺏으면 쓰나”. “생활소음·진동 규제법 시행규칙 제20조에 근거하여 주거지역 65dB(A), 상업지역 70dB(A)을 기준으로 하여 초과시 행정처분을 내린다”. 살피면 이는 소유물과 아이의 본능적 방어와 정서 지장에 대한 공동체 생활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규범이겠다. 말을 튀겨 이으면 사회를 이끄는 분들을 일컬어 지도자로 부른다. 지도자도 여러갈래다. 우선, 풍전등화의 나라를 위해 행동하신 선각자들이 있겠다. 필연코 몸바친 희생이 따른다. 또한 가난과 무지몽매했던 백성을 위해 배고픔을 면케하고 문맹퇴치 계몽에 힘쓰신 분들도 지도자일게다. 이분들의 공통점은 애민 정신과 지행합일의 모습이다. 갖은 장애와 고난에도 스스로 세운 정신이 기둥이요 뿌리인 까닭에 오직 한길을 걸었다. 이에 그런 울림있는 분들에게 그저 소사에 희비하는 평범한 우리네는 존경심을 갖고 우러른다. 애민의 표상인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그랬으며, ‘백의종군’의 수난에도 나라를 위해 꿋꿋한 충무공도 그러하거니와 개인영달이 아닌 <동
훈민정음 예찬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이삿짐을 싸다 서가에서 눈에 띈 시집을 꺼내들고 기억나는 몇편의 시를 휘리릭 살폈다. 선각자 한용운이 남긴 나라잃은 설움을 형상화한 <님의 침묵>가운데 한귀절이다. [님은 갓슴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님은 갓슴니다. … 우리는 맛날때에 떠날것을염녀하는 것과가티 떠날때에 다시맛날것을 믿슴니다. 아아 님은갓지마는 나는 님을보내지 아니하얏슴니다. …] 새삼스레 이글을 짓는 이유는 우연히 알게된 훈민정음에 대한 자긍심이겠다. 백성을 어엿비 여겨 훈민정음(한글)이 창제되었다. ‘님을 보내지 않아’ 나랏말 잃은 모진 세월을 버텨내고, 다시금 ‘서광이 비치는 아침의 나라’(코리아)의 한류(K-POP, 한글, ….)가 지구촌에 물결쳤다. 이는 소리문자(표음문자) 한글이었기에 가능한게다. 문자의 발달은 인류 문명사와 상관한단다. 프랑스 작가 사르트르(J. P. Sartre)는 “문자는 이 세상을 정복하는 수단”이라고 까지 언급하니, 한글이 과학적인 첨단문자인 까닭에 디지털시대에도 최적이라 인류문명에 미칠 영향이 그지 없을 것 같다. 수많은 저명인사와 학자들의 한글예찬을 훑어보자. .최초 외국인 한글학자 호머 헐버트(Homer Be
운무 더불고 <화성에 살어리랏다>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간밤에 후덥지근한 날씨로 아침부터 비가 내리니 구수한 기름냄새의 빈대떡 생각이 절로 난다. 어린날 한방구리 추억이 솥뚜껑 위에 지글지글해 거실에 서성대니 눈치가 구단인 아내가 주방으로 가 부침가루를 풀고 애호박, 감자, 김치를 썰고 갈아대 기대감에 기분이 짱이다. 휘릭~ 가스렌지 불기운에 땀흘리는 아내에게 미안해, “야아! 증말 맛있겠다.” 내 알랑거림이 이어가자, 아내는 “맛있어요? 나는 할머니가 돼지기름 둘러 부쳐주신 빈대떡이 기억나요”하며 어릴적 기억을 추스린다. 연실 입을 향한 빈대떡에 어머니, 할머니 모습이 선하다. 부치는 김에 너댓장 더 부쳐 옛 추억을 형제들과 공명할겸 좀 세어진 빗발을 가르며 발안으로 향했다. 오랫만의 만남이다. 상상은 즐거운 놀이마당이지 않은가! “..... 와하하하 우셥다 이히히히 우셔워 에헤헤헤 우셥다 에헤헤헤 우셔워 돈없으면 집에가서 빈대떡이나 부쳐먹지…..” 가는 동안 옛스런 <빈대떡 신사>가 빗소리에 매(?)를 맞는다. 원탁에 둘러 앉은 형제들이 빈대떡에 덧말을 놓아 어린시절 함께 놀던 추억도 한층 폴폴폴 피어난다. 빈대떡, 요놈이 추억 도우
나는 어디에 자리하는가?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 오직 나만을 위한 그 약속과 내곁에서 날 지켜 준다는 말 이번 만큼은 제발 변치않길”, 가수 조항조가 부른 <거짓말>이다. 노랫말을 음미하니 비련의 발길들이 꽤나 바닷가를 찾았을 그런 ‘고짓말’은 밋밋한 개인 인생길에 멋진 추억이겠다. 매스컴에 보도되는 지도층 인사(?)들의 지(지들)만을 위한 ‘거짓말’과 ‘일구이언’ 심화되어간다 싶다. 한 해 두 해가 아닌 까닭에 그러려니 하건만, 때 이른 무더위에 보태져 한층 불쾌지수를 높인다 싶다. ‘다 그런거 아니야’ 자조를 넘어서, 이즘엔 아예 사회를 지탱할 생명력 마저 고갈된다 싶던 차에 그나마 공권력이 서서히 얼차리니 다행이겠다. ‘일구이언(一口二言), 말을 이랬다저랬다 하니 부풀리면 인격을 가늠하는 말일테다. “정직해야 한다”. 스승님에게 그리 배웠고 자식들에게 그리 가르쳐들 왔다. 변신의 귀재인 카멜레온은 기분과 환경에 따라 처신한다지만 인간이 두 얼굴이라면?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소시민에겐 그런 인사들의 ‘거짓말이나 일구이언’은 복창터질 일이지 않은가? 얼이 깃든 얼굴이라고 한다. 얼빠져 한입으로 두 말하거나 ‘거짓말’로 저명해진 인사의 말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