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눈물이 난다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이른 설(구정) 차례를 아침나절 마친 후, 광화문으로 발길이다. 오후 햇살이 참 따사롭다. 긴긴 날을 가슴 태우는 애국시민을 위한 보답인가도 싶다. 오늘도 세종로에 모였다. 양심을 지키려 저마다 태극기를 들고 내 나라를 지키려 참 많이 모였다. 부산, 마산, 포항, 대전, 고창, 인천, 충주, 의정부, 용인, …, 수원, 화성 등 전국 각지에서 손에 손잡고 상경한 분들이다. 내 몸 주신 내 아비 어미보다도 대한민국과 대통령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국민들, 끝없이 도심에 늘어선 태극기 물결속에 간절한 외침, 무너지는 자유대한을 지키려 유사이래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니 맘이 슬프다. 진정으로 통탄할 일이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 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이 얼마나 고귀한 맹세인가? 고동치는 가슴에 오른 손을 얹어 스크린속 휘날리는 태극기를 바라보며 자유 대한을 지키려 강렬한 의지의 눈빛들이다. 자고로 “민심이 천심이다” 하였으니 굽어 살피는 하늘이 이나라를 지키려 백성의 양심을 깨워 모인게다. 제 양심의 발로로 외치나니 숭고한 애국심인게다. 수년간
하늘이시여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서울나들이 탓에 심한 감기로 사흘동안 끙끙이다. 몸이 누우니 사방이 고요하다. 고요속에 찾아든 사유로 때 아닌 상상여행이다. 5년전, 긴 시간에 걸쳐 수술을 한지 얼마 후, 특별한 환상(?)을 경험한 바 있다. 인디언 추장, 아인슈타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 링컨..., 등과의 만남이다. 특히나 가면속에서 아인슈타인과 수식을 풀어가는 ‘나’를 누워 있는 ‘나’(필자)가 바라보고 있으니 희한한 일이며, 곁에서 그런 필자를 깨우는 아내에게 수식 마무리를 위해 “잠깐만”이라 했던 그 별난 경험을 상상한다. 오감과 지각이 어울려 일상에서 섭렵된 표층 의식이 깊숙히 저장되어 있다가 분별과 포만 의식이 사윈 탓에 떠올랐다 싶다. 선인들과 대화하는 ‘나’,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 아내에게 말하는 ‘나’, 모두 누워있는 ‘나’ 안에 잠재된 의식인게다. 존재론의 새로운 지평을 연 어느 철학자 주장에 기대어 존재자적 사고틀을 벗어나 존재론적 사유나 불가의 십의식을 말하려 함도 아니다. 이를 끄집어 낸 이유는 이즘 진행되는 위중한 사태가 나라의 존망에 상관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중심제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시끌한 떼법이 웬말인가? 땅땅땅!
황구지천변기행13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한해가 저문다. ‘치자의야(治者意也)’를 새김질하며 번잡한 일들을 미지의 수, X로 대체해 배낭에 넣어 천변산책이다. 정남면 용수교 아래 체육공원에서 양감면 수직교에 이르는 왕복8키로여미터의 천변길로 집근처 송산교에서 4키로미터여 떨어진 곳에서의 출발이다. 둑방길 왼편에는 정남면 용수리, 금복리, 제기리 뜰이 이어가며 그 언저리엔 화성-평택간 고속도로가 뻗어가고, 오른편에 괘랑리, 발산리, 계향리, 귀래리 뜰이 펼쳐져있다. 나름 복장을 단단히 채비하고 나선지라 느슨한 발길과 눈길에 든 사방이 한가롭다. 공놀이 하는 서너명의 청소년들과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부부, 자녀와 한적한 휴일의 편안함을 즐기는 중년 가장, 천내의 천둥오리들을 배경으로 우드볼놀이에 열중인 여섯분 노인들이 체육공원의 겨울을 덥히고 있다. 고즈넉한 길에서 누군가와 마주침은 나름 생각하는 ‘나’를 깨우곤 한다. 따르르 지나치는 자전거, 웃통벗은 채 달려나가는 마라토너, 바사삭 마른 억새풀, 돌아갈 여정을 위해 무리져 나는 기러기떼, 높이 솟은 미류나무 우듬지에 까치 힌마리 등 텅빈 들판에 어울린 천변의 풍경이다. 점점이 걸어가는 겨울나그네의 모습도 둑방길
동탄에서요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시청역 밖으로 나서니 인산인해다.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 경복궁 앞에서 돌아섰다. 후손들에게 건강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주말집회에 지방에서도 참여했다. 사회단체, 종교단체, 각군 구국동지회, …, 법없이 살아오셨고 남은 여생도 그리 살아가실 어른들까지도 험한 나라 꼴에 정말 많이들 오셨다. 양아치 보다 못한 악동에게 “犬만도 못한 놈”이라며 야단치시던 동네 어른들이 전국에서 모이신게다. 불과 70여년전의 일이다. 어머니! 성아, 아부지, …등 목메여 부른 그 아픔 어찌 되풀이하랴! 삭풍 몰아친 모진 오랜 세월을 버텨오셨기에 어수선한 시국에 올바른 여론 형성에 힘을 보태려함이다. 때 아닌 헌법 공부하시느라 큼지막하게 글씨도 써오셨다. 견공(犬公)도 개판 세상이 너무나 한심스러워 ‘구국구호’ 포대를 두른 채 동참했다. 시청광장을 비롯해 세종대왕동상과 이순신동상 주변의 뜨거운 열기로 한겨울 드센 한기와 완장부대의 탁기도 풀이 죽었나도 싶다. 간절히 호소하는 단상의 연사들과 마중하는 시민들이 일체를 이루는 게 무엇인가? 나라꼴이 이대론 안된다 인게다. 제맘대로 무정부 상태로 끌어가는 무법천지니 말이다. 뻥튀긴 강냉이야 한겨울에 심심풀
즐거운 놀이터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교육이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모든 행위를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자 수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물론 그 대상은 학생인게다. 하니 학생에겐 이웃과 어울릴 인성과 옳고 그름의 판단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게 공부인 셈이다. 바꾸어 말하면 선천적 품성을 바탕해 제때에 제모습을 피워낼 수 있도록 호기심을 돋워 제길로 안내하는 것이 교육이요 이를 따름이 공부다. <학이시습지불역열호>, 학습으로 차오르는 기쁨이 작은 행복일지니 당연히 배움터 학교는 즐거운 놀이터 인게다. 어울릴 친구가 있고, 호기심을 돋워 줄 선생님과 실제화해 줄 시설이 있기에 아침 발길을 설레게 하는 공간이면 좋겠다. 경기미래교육, 자율.균형.미래 기둥아래 펼친 7개 분야 주요정책에 대한 해당부서의 업무성과 보고와 전문가들의 토의 및 평가로 진행된 2024년 경기교육정책 성과 보고회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제도는 개선이요 의식은 개혁이란다. 오랜 관성이 쉬이 변할까만 나름 큰 성과가 눈에 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교육이 난제를 해결할 좋은 방편이란 인식과 학교교육에 보태어 지역공유학교 나아가 시대흐름인 온라인 교육이 경기미래교육에 어울린 성과요
‘나’를 찾아서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 오랫만에 충주행이다. 아내와 함께 구순을 넘어선 장인을 찾아뵙는 날이다. 유튜브에 강연이 살가운 분위기로 진행중이다. <나는 누구인가?>, 십여년전 글제와 어울려 삼복더위에 온밤을 지새우며 국토를 순행한 날들이 있었기에 귀가 열렸다. 걷는 동안 사방의 적막속에 찾아든 내면의 적요, 그때 찾은 ‘나’가 있었기에 강연의 주제가 흥미롭다. 어린시절엔 잃어버린 ‘구슬’을 찾으려 장롱밑을 싸리가지로 꽤나 휘저었고, 강건너 ‘구슬’을 찾아온 <고양이와 개>의 동화에 푹 빠진 ‘나’가 있겠다. 그런 여린 필자와 달리 마르코는 <엄마찾아 삼만리>요, 30-40대였을 마르셀은 푸르스트는 ‘나’를 찾아 16년여간 집필했다니 ‘나’란 놈이 대체 무엇인가? ‘나’를 찾아 발자취 남긴 분들이 한둘이랴! 주지하는 바처럼 혜초, 바울, 석가, 공자, ... 등은 진리탐구 여정에서 ‘나’를 찾은 현자들이요 실천가들이다. 이순신, 양규, ….등 무수한 영웅들은 전쟁터에서, 안중근, 윤봉길, ..등 우국지사들은 나라가 처한 위중한 현실에서 ‘나’를 찾았다 싶다. 어디 이뿐이랴! 세종, 슈바이처, 테
황구지천변기행12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물리학 강의에 꽤나 귀기울인 탓에 나름 흥미골을 이뤄‘ 초끈이론’ 주위에 맴맴이다. 일상의 번잡스런 생각을 벗어나는데는 그만이라 챙겨들어 흩날리는 눈발속에 천변 산책길에 나섰다. 매번 독산을 전망으로 황구지천을 왼편에 두고 걸었으나 오늘은 반대방향의 수원비행장 지단의 상류로 향한다. 송산교를 지나서 작현(까치고개)마을 앞 둑방길을 걸어가니 하수종말처리장에서 흘러내린 허연 포말이 조용한 물흐름을 흐트린다. 조금 떨어진 모래톱에 물오리떼의 쑥덕공론이다. 여느 때와 다른 물 색깔과 짙은 냄새란다. 아예 둑방비탈에 나선 녀석들도 있다. 다가가는 발길에 퍼드득 천내 놀이터로 날아들간다. 왼편 둑방아래길 한켠에 덤프트럭들이 점잔하게 늘어서서 출장을 대기중이다. 황계교에 이르러 발길을 돌려서니 용주사 방면 언덕에 (주)한국에스비 식품과 엔젤악기(주)가 자리잡아 있고 인근 곁에 신현대아파트단지가 눈길에 든다. 300여보를 더해 존슨동산으로 올랐다. 나지막한 동산이다. 6.25전쟁 참전용사, 무공수훈자, 월남참전용사들을 기린 기념비와 추모탑이 건립된 추모공원이다. 무공수훈자회가 마련한 조화가 추모탑 앞단에 찬바람을 맞고 있다. 잠시 추
님은 먼곳에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경계의 머무름은 늘 사유를 동반한다. 경기도 전직 기초자치단체장 모임에 큰 기둥이신 어른이신게다. 한세기의 대한의 역사를 소장한 분이다. 몸이 편치않아 모임에 오시지 못한다는 이따금 소식에도 찾아뵈야지 차일 피일 미룬 아쉬움이 깊은 골을 이룬다. 젊은 시절 공인생활을 한 탓에 종종 미수나 구순에 이른 분들의 대문 밖 나들이 소식을 접한다. 떠나신 분들에의 추모와 어울린 자성이 의정부로 발길을 재촉한다. 반년전 어느날 저녁 나절 전화를 주셨다. 고관절 고장으로 지팡이 든 젊은 필자의 모습이 한심하였는지 남대문 시장에서 000 약을 직접 구하셔서 택배로 부치셨단 말씀에 띵~ 어미 닭 쫓아 쪼르르 달려가는 봄날 병아리가 언뜻언뜻하다. 실향지에 대한 향수와 포천, 화성,.., 의정부 살림을 지휘하신 깊은 년륜이 어울려 늘 뒤켠에 물러서셔 좌중의 말씀을 경청하는 조용한 분이시기에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던터다. 수 많은 세상 길에 “겨레를 위해 봉사한다”는 윤리강령을 평생 부른 공직자 이셨으니 그 품새는 늘 도봉산 계곡에 흐르는 정갈한 골물이신게다. 모임시마다 모시고 오는 주변 단체장님과 재직시 상사로 모셨던 분들의 말씀에도 다정이 물씬
고맙고 고마워라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설레는 발길이다. 낙생초등학교 <어린이 작가 프로젝트>인 4학년 학생들 170여명의 합동출판기념회 참관을 위해서다. 교사들의 지도아래 1년간 노력의 결실이란다. 전시 작품들을 살피니 오감과 생각이 어우러진 심상을 그리고 썼다. 살살한 고양이와 강아지를 비롯 환상의 우주선까지 제멋으로 그려낸 시화집이다. 아이들의 아롱다롱한 창작품을 감상하니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필자도 어린시절로 돌아가 둑방길을 내닫나 싶다. 학교가 즐거운 놀이터인 듯, 저마다 차오른 기쁨에 환한 얼굴들이다. 어린이 작가들로부터 세밀한 관찰내용과 자유자재한 상상력을 듣노라니 걸리버여행기나 해리 포터도 넘어설 창작품도 머지않아 탄생하겠다 싶다. 어린이 작가 자신은 물론이요, 학부모의 흐뭇한 맘이 하늘에 닿았을게다. 얼마나 그렸던가! 호기심을 돋워 제때에 제모습 피워내는 인성교육을. 얼마나 외쳤던가! 시대적 흐름에 상응할 미래교육을. 보이는 면상이 아닌 오감을 깨워 내면의 심상을 그려내는 저마다의 소질을 일렀다. 어린시절에 체험한 순백의 자화상이니 삶에 소중한 자산이지 않은가? 즐거운 삶이라는 교명의 ‘낙생’, 100년 역사의 년륜에 걸맞는 지역
28, 272, 393 1204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행운 또는 운명을 기원하는 로또 복권 숫자가 아니다. 28은 1446년 세종대왕이 어린 백성을 위해 반포한 우리의 고유한 문자 훈민정음의 자음과 모음의 글자수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으며 배우기 쉽고 과학적, 철학적, 인문적 의도가 스민 지구촌에서 가장 훌륭한 문자로 평가받고 있다. 272는 1863년 미국 링컨 대통령의 케디즈버그 연설문의 글자수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표방하여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국가 이념으로 우리나라도 헌법 제1조에 명시하였다. 393은 1968 박정희 대통령이 선포한 국민교육헌장 글자수다. 70년대의 초등학생들은 수업시 암송해야 했던 헌장에는 개척정신, 협동정신, 봉사정신, 창조정신을 담아 국민이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았었다. 탄생한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나 기본정신은 국민과 나라를 위한 마음이 깃들어 미래로 나가기 위한 것이다. 1204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날이다. <성불사의 밤>(이은상 작사, 홍난파 작곡)의 노래말을 빌자면 중생의 무명을 깨울 풍경소리려나? 땡땡땡 소리가 아닌 뎅그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