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탄에서요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시청역 밖으로 나서니 인산인해다.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 경복궁 앞에서 돌아섰다. 후손들에게 건강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주말집회에 지방에서도 참여했다. 사회단체, 종교단체, 각군 구국동지회, …, 법없이 살아오셨고 남은 여생도 그리 살아가실 어른들까지도 험한 나라 꼴에 정말 많이들 오셨다.
양아치 보다 못한 악동에게 “犬만도 못한 놈”이라며 야단치시던 동네 어른들이 전국에서 모이신게다.
불과 70여년전의 일이다. 어머니! 성아, 아부지, …등 목메여 부른 그 아픔 어찌 되풀이하랴! 삭풍 몰아친 모진 오랜 세월을 버텨오셨기에 어수선한 시국에 올바른 여론 형성에 힘을 보태려함이다. 때 아닌 헌법 공부하시느라 큼지막하게 글씨도 써오셨다. 견공(犬公)도 개판 세상이 너무나 한심스러워 ‘구국구호’ 포대를 두른 채 동참했다. 시청광장을 비롯해 세종대왕동상과 이순신동상 주변의 뜨거운 열기로 한겨울 드센 한기와 완장부대의 탁기도 풀이 죽었나도 싶다.
간절히 호소하는 단상의 연사들과 마중하는 시민들이 일체를 이루는 게 무엇인가? 나라꼴이 이대론 안된다 인게다. 제맘대로 무정부 상태로 끌어가는 무법천지니 말이다. 뻥튀긴 강냉이야 한겨울에 심심풀이 주전부리련만 작은 섬 뻥튀기 완장(?)들이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으니 서민들의 질겅겅 입질에는 제격인가도 싶다. 껌을 질겅질겅 씹으면 입안이 개운하다든가? 필경 뻥튀기들을 향한 입바른 소리는 바른 꼴 이뤄내 국운을 흥하게 할게다
광장 나눔탑에 온도가 73도다. 정상체온이 36.5도이니 그간 함께 해온 열기로 두배에 이르렀다 싶다. 소리하며 공부하고 이웃과 어울리니 뻥튀겨진 완장들에게 두번 다시 속지 않을게다. 백성을 어엿비 여겨 창제해, 진화한 우리말 한글, 제나라 말로 외치고 있지 않은가! 폐허속 1세기에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지구촌에 높이 솟은 국민의 품위에 어찌 후줄근한 뻥튀기 완장들이야 저만치일게다. 두번씩이나 속으랴! 진즉 학습된터라 자발적 참여로 오늘 모임에 이르렀으니 나라꼴 제자리에 돌아오면 G2에 이르름도 조만치 인게다.
“어디서 오셨어요?” 배낭에 깔판이 묶여 있어 여쭈니, “동탄에서”. 귀가길 전철에 옆자리의 어른들이시다. “아침 9시에 올라왔어. 요즘 애들이 너무 몰라 걱정이여”. 이런저런 얘기로 시간여가 흘러 병점역이다. 태극기 펄럭이는 거룩한 주말 집회의 보람찬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