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성에서 독산성까지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From here(여기) to there(거기)’를 까까머리 시절 영어 공부하느라 입으로 반복해 굴리던 어귀였다. 이를 마음에 벗삼은 서신면 일곱분의 산책(逍遙遊)을 예찬(禮讚)한다.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 닿은 저기가 거기인가~”,
어린시절 또래들과 즐겨부르던 동요<고향땅>(작사 윤석중 작곡 한용희)의 노랫말이 언뜻해 새김질이다.
한평생을 대학강단에서 후학을 길러내신 교수, 태평양.서해를 널뛰며 발자국을 남기신 경영인, ‘한강의 기적’을 지구촌에 홍보하신 언론인, 고향땅을 지켜오신 흙의 디자이너 농업경영인 그리고 자녀들을 훈육한 어머니들이 어울린 ‘향토문화실버유람단’이 띠띠빵빵을 타고 ‘여기’ 서신(당성)에서 화성동부지역 조망대인 오산(독산성) ‘거기’에로 봄소풍이다.
성곽둘레길과 정상의 세마대에서 주변 경관인 양산봉, 황구지천, 화산, 동탄신시가지, 융.건능, 존슨동산, 안녕뜰…등 한바탕 문화역사해설을 곁들이니, 화자의 입장에서 울멍줄멍한 세사를 비켜선 여여함인자라 ‘유붕이 자원방래한 즐거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이겠다.
‘여기와 거기’를 향하려는 ‘유람단’의 기념으로 치즈~ ‘찰칵’이다. 산마루에 천년 세월의 깊이로 뿌리를 내린 아름드리 벚나무 가지마다 꽃송이가 만발하고, 저멀리 뒤편으로 하늘로 높게 솟아 있는 동탄시가지 메타폴리스 건축물을 배경삼으니 마치 주제와 어울린 ‘여기(과거)와 거기(현재)’에의 시.공간의 확장이다.
우리네 인생여정은 작게는 자식과 이웃을 위함이요, 나아가면 나라와 인류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양 현자들의 가르침인 인과 덕을, 대양을 넘나든 호연지기와 혜안을, 홍보로 이웃과 소통의 울림을, 두 발 딛은 생활 터전의 소중함을, 우주공간에 새 생명체를 탄생시킨 어머니 위대함을 훌륭히 세상에 연출했으니 말이다. 아라리 인생고개와 그울을 벗어난 분들인지라 이어갈 마디는 생명체로서 삶의 무늬결 완성인 ‘어른’으로의 일상일게다..
“누가 뭐래도 나의 친구는 바다가 고향이란다” 바로 여기이며, “그 옛날 옥색댕기 바람에 나부낄 때 봄나비 나래위에 꿈을 실어 보았는데” 푸릇한 청춘이었다.
“한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 무슨 재미 그런 게 덤이잖소” 사는 맛이요,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우리네 인생 이란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세상 소풍이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왔더라고 말 하리라” 바로 거기 일지니 누구나 그렇게 “왔다가 그냥 갑니다”.
하여, 어울림을 기반해 고향향토문화 보존과 바른 가치를 창출할 코리아 실버세대의 새로운 지평을 열 가칭[향토문화실버유람단], 여기, 저기, 거기가 바로 머무는 곳이려니 그 행로를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