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2 (토)

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334(2월 15일)

오감의 소풍

 

오감의 소풍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예정된 서울, 지방나들이를 접고 수원행이다.

 

화성지역을 비롯해 전국토를 순행한 경험이 있어, 영협 후배의 권유로 수원.화성 걷기운동본부(회장 박세호)가 주최하는 ‘화성둘레길 걷기’ 행사에 참여했다.

 

 

기행수필 <화성소나타>, <한반도소나타>를 쓰느라 20여회 이상 성곽길을 돌았기에 반가움이 앞서 휘이익 돌았나싶다. ‘비정비팔 흉허복실(非丁非八 胸虛腹實)’ 활쏘는 자세를 단련하는 장소인 연무대에 도착해 눈에 띄는 환한 지인들과 밝은 정월의 인사다.

 

 

트래킹은 오감을 통한 몸울림하는 시간으로 들날숨이 일어 천기, 지기가 어울려 인기(몸 기운)의 순환을 가져와 자연스런 야외 소풍인게다. 오랫만에 성곽길을 따라 걸으니 이른 봄(?) 기운이 스민다.

 

 

대열에 어울려 걸으니 이내 옛스런 서체 현판의 ‘방화수류정(동북각루)’로 남쪽으론 “서방님 따라서” 새색시가 꽃가마 타고가는 수양.능수.왕버들이 휘늘어진 수원팔경 중 제3경관인 ‘남제장류(南堤長柳)’요, 비단구두 사가지고 올 서울 간 ‘오빠 생각’이 절로 나는 장소다. 성벽너머에는 연인의 가슴, 두눈, 술잔, 연못, 하늘 등 10개의 달이 뜬다는 ‘용연(龍淵)’이라 상상만으로도 몸이 달뜬다. 비탈을 내려도니 여름날 무지개 물보라 피워내는 멋진 ‘화홍문(華虹門)’이다. 스마일디자이너(이경애 강사) ‘화팅’으로 일행의 제멋 낸 기념사진을 찰칵이다.

 

 

세류천(수원천)의 물길은 광교산에서 발원해 수원비행장 지단에서 황구지천으로 합류해 서해대교까지 200여리를 흘러간다. 물길에 맘을 얹어 상상의 나래에 돛을 달아 서해를 거쳐 8,258키 떨어진 남태평양에 시드니 항으로 날아간다. 다른 한편으론 휘익 타임머신을 타고 230년전 팔달산 ‘서장대’에 오르니 곁에 ‘서노대’에서 쇳대가 무수히 날아간다. 요즘에는 어디로 날아갈까?

 

 

성곽따라 한발 두발 걷는 몸울림으로 기가 순행하는 오감의 소풍, 환히 발길한 모든 분들의 안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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