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능소화
시인/우호태
지난 토요일 지역내 작은 음식점에서 평소 알고지내던 선배님의 칠순전치가 열렸다. 칠순, ‘인생칠십고래희’라는 당나라 시성 두보의 말이 무색할정도의 팔팔한 선배의 모습이다. 늘상 지역봉사를 해온 터라 아름아름 찾아온 축하객들로 식당안이 붐볐다.
인사와 축하 말씀을 이어 어디 잔치날에 신명나는 노래가 없으랴! 여러 분들이 흥을 돋우니 시골스런 현대적 놀이마당이 한바탕 펼쳐진다.
오호라! 녹슬은 목소리이건만 들이댄 마이크에 박경원 선생이 부른 <만리포사랑>, 구십리 뱃길에 고운 은비늘 물결을 수놓고, 이은 노래는 ‘백수”에 이르는 건강한 삶을 기원하는 아이러니하게 쟈니리의 <뜨거운 안녕>이 홀에 퍼졌다.
돌아오는길 천변길을 달리며 “신고산이 우르르…”, “석탄 백탄 타는데 연기만….” 듣노라니 가슴 한켠에 젖어든 가락에 듣는이 없어 목청돋워 맘껏 노래(?)를 불렀다.
그날의 끈이 이어져 어느 지인의 절절한 인생고개인 추풍령의 한많은 능소화 사연을 전해와 옮겨본다.
<능소화>
그리워 그리워라
따스한 님의 손길
뜨거운 님의 숨결
천리길 떠나셨소
만리길을 떠나셨소
울다울다 지친 이내 몸
눈물꽃을 피옵니다
서러워 서러워라
어쩌나 님의 발길
가물한 님의 미소
태산을 오르셨소
천둥산을 오르셨소
울어울어 지친 이내 맘
눈물꽃을 피옵니다
님이여 내 님이여
울다울다 울어울어
꿈에라도 만날세라
두손모아 기도합니다
글을 음미하니 인간은 추억을 먹고사는 모양이다.
그리워 그리워 담장을 타고 넘어 핀 애절한 꽃 , 그이름 능소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