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에 대하여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왠지 어감이 콘크리트화된 네모난 공간으로 들어선 느낌이 드는 ‘습관’이다. 습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격언중에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으뜸일게다. 이어질 속담은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이겠다.
어릴적에 방정한 품행을 위해 부모님, 동네어른, 초교 선생님들께서 들려주시던 말씀-반찬을 골고루 먹어야지, 바르게 앉거라 …., 등 식습관과 자세습관의 기초 가르침이겠다. 하여 초교졸업시 수여하는 우등상장- "품행이 방정하고 학업 성적이 우수하여 이 상을 줌”-의 글귀에도 ‘품행의 방정’이 학업성적의 우수함보다 앞서 강조되지 않았을까 싶다. 어린시절에 ‘품행 방정’이 채 읽혀지지 않았으나 긴 삶의 행보에 무엇보다 중요함을 일러준 가르침일게다.
아침식탁에서 아내의 잔소리가 어제 오늘이 아닌 탓에 고벽(痼癖)이 되어버린 내 습관을 생각하며 글을 짓는다. 여섯마디 중반까지 내게 길들여진 습관 중 좋은 것과 나쁜 것은 무얼까?
“…..밖에 나가서 놀아라, 많이 먹어야 힘을 쓴단다, 책을 많이 읽어 보렴, 생각하고 말하는 거야,.......”
누구나 한번쯤 부모님, 선생님, 동네 어른, 상사에게 들었던 입말이요 뒤적인 책들에서 여운이 있던 글말이겠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 말꾼(?)들이 모이는 여의도 의사당 앞, 서초동 법원청사 앞으로 간다.
“제가 잘못 가르쳤습니다. 국민여러분께 송구합니다”
태극기와 현수막걸고 무릅꿇은 채 있는 분들, 어느 분들(?)의 스승이신가? 세상을 시끄럽게 한 분들(?)의 스승들이신게다.
“이놈들, 우리가 그리 품행을 방정하라 가르쳤거늘”
자식이기는 부모 없으니 건강한 나라를 위해 이제 스승님들이 나서실까 두렵다.
초교 졸업반, 육성회장님이 칠판에 쓰신 말씀이다.
“사람(人)이 사람(人)이라고 다 사람(人)이냐 사람(人)이 사람(人)다워야 사람(人)이지.”
귀한 말씀을 채 익히지 못한 탓에 나이들며 선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