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페인팅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행사시에 흔히 보는 “페이스페인팅은 얼굴, 손, 몸 등에 그림을 그려 표현하는 예술”이다. 생활예술인들의 모임에서 이 일을 즐기는 분과의 대화다.
아이들이 왜 그리 좋아하며 어른들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페이스페인팅하는게 도대체 무슨 재미가 있어 지갑을 여는지 몰랐으나 자격을 갖춰 직접 대하다보니 아이들의 경우엔 자신만의 특별난 심리적 만족감이며, 어른의 경우는 이전에 해보지 못한 것이라 ‘나도 해 봤다’란 자존감을 갖는단다. 나름 보람이 있어 취미로 시작한 페이스페인팅에 대해 이모저모로 넓게 공부한단다.
페이스페인팅을 마친 후 아이들의 얼굴에 피어나는 환한 표정과 까르르 웃음소리는 마치 한떨기 화사한 꽃이란다. 상상만으로도 빙그레 미소다. 볼우물 주변에 꽃이피고 새가 나니 그 기분이야! 마주보며 야단스런 또래들의 활개짓이 마치 바람결에 하르르 흩날리는 꽃잎들 같단다. 기뻐하는 손주들 모습에 지갑여는 할매들의 손등에도 덩달아 꽃이 핀단다. 손주 얼굴에 꽃피고 새우니 온세상이 꽃밭인게다.
아장아장 네발 떼던 얼룩강아지가 모델일까? 우리 어매 시집오던 날 잡귀 물리치려 찍었다던 연지곤지가 시원이었을까? 정신(얼)이 깃들어 얼굴이라 부르니 꽃처럼 예쁜 마음이 새겨들테다. 제 세상을 새처럼 날테니 굽은 할매들도 두어번 쯤 페이스페인팅을 해볼 일이다.
“만남에서 앎으로” 내걸린 글귀에 불현듯 생각나는 말이다. “가다보면 알게되고 행하다보면 깨닫게 된다”니 올 겨울 방안에서라도 매화꽃을 피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