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곶감 마라톤대회에 다녀오며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마라톤 삼총사의 상주행이다. 상주는 중.고시절 배운 통일신라 행정편제인 9주 5소경 가운데 한 곳이요, 드라마 왕건에 등장한 견훤의 아버지 아자개의 활동무대다.
특산물 곶감으로 유명세를 지닌 터라 곶감 1Box는 귀가길에 필히 동반해야겠다. 화성에서 오후나절 출발한 탓에 저녁나절에 도착해 운동장을 휘둘러보니 전마협 관계자들이 참가팀들을 위한 텐트 설치와 무대설치 등 사전 점검중이다. 어둑해지는 운동장에 조명탑 뒤로 둥실 떠오른 유난히 덩치 큰 달이 마치 고향동네 뒷동산에 달맞이 정감이려.
곶감! “곶감 빼먹기”란 달짝지근한 얘기와 “울던 아이 울음도 그친다”는 설화는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한페이지 넘기니 설사치료, 주근깨 제거, 감기예방, 숙취해소, 피로회복에도 ‘감’이 좋다니 겨울나기에 필수품이겠다. 맑은 공기에다 물 맛 좋고 유난히 큰 저녁달에 주렁물렁한 홍시에 울 엄마도 생각나, 저녁 밥상에 배부른 포만감에 세상 번뇌도 잠이 든다.
후루륵 간단히 아침식사 후, 출발지 주변에 도착하니 7천여명이 북적거려 주차가 기록갱신보다 어렵겠다. 운동장에 들어 바로셀로나 마라톤 영웅 황영조를 따라 몸풀기를 끝내고 네대의 드론이 촬영하는 가운데 여릿한 장00 사회자의 신호로 4족 로봇도 참가한 풀.하프.10키로.5키로 코스 참가 선수들이 출발하자, 운동장에는 들썩이던 그림자가 남아 주인공의 귀환을 고대한다.
점심 후, 자전거 박물관을 달달한 예감으로 찾았다. 문자와 더불어 인류문명사를 바꾼 게 바퀴라며 자전거의 가치를 설명하는 송00 해설사의 열정이 동서양 고금을 쌩쌩히 달려 귀가 쫑긋쫑긋하다. 조향장치.구동장치.제어장치가 필수인 자전거의 250년간 발달사와 관련해 국내 근대화 과정과 외국인도 놀라워하는 코리아 위상에 이른 설명을 곁들이며 이에 이르도록 허리굽은 세대에 대한 존경심을 강조한다.
특히나 자전거 운전체험은 쓰러졌다 일어서는 오뚜기 인생처럼 매우 소중하다며 많은 학생들이 체험하길 간절히 고대하는 모습은 훌륭한 지역 선생님이다.
귀가길에 CASE lH와 곶감 유통센터에 들러 직원에게 상주 자랑거리를 물으니 우선 공기 좋고, 낙동강 물길에다 맛난 곶감, 자전거 박물관, 다음 기회로 방문을 미룬 낙동강 제1경인 경천대가 있단다. 상주에서 달리고 구르면 맘이 환해질 거란다. 그래 멋지게 “굴러라 굴러”. 한번 달려 볼까나!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상주곶감’ 나갑니다 “따르르르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