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울고 싶어라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서해바다 제부도에서 개최한 <제1회화성영화제>에 출연해 <명태>를 선보인 중학교 시절 음악공부를 지도하신 000선생님이 활동하는 단체, <올드보이즈콰이어> 창단 10주년 연주회다.
소극장내에 울리는 두시간에 걸친 단원들의 합창이 그린 키워드는 사랑이겠다. 이웃동네에서 우정출연한 여성합창단의 화음도 “인생의 슬픔과 고통 속에 담긴 신의 선한 뜻과 위로를 갈구”하는 첼로의 운율도, 오감의 떨림으로 다가왔다. 현자들 말씀에 이르길 누구나 대자연에 한점으로 태어나 세상에 허덕이다 다시 점으로 돌아가는 인생여정이요, 그 세월 한 마당 꿈이라니 너와 내가 다를소냐!
머리 글제는 <애모>의 첫소절 후반부의 노랫말이다.
어찌 청춘들만의 가슴앓이 노래랴! “세월의 강 넘어 우리 사랑은 눈물속에 흔들리는데 얼만큼 내가 더 살아야” 삶의 결이 향기로울까?
집 나서며 분칠해 온 세상살이다. 어린날 돌우물에 비친 그 여린 얼굴이 익어 어느덧 허리굽고 절로 눈물이 나는 세월의 강이 흘렀단다. 이른 봄날 처마끝에 똑똑 떨어지는 낙숫물처럼 친구의 얘기가 그립고, 한평생 마주한 아내의 주름진 얼굴이 서러워 나그네 인생길에 사랑이 으뜸이라 합창한다.
“얼마나 맘을 씻어야 내 눈이 열릴까?” 지휘자 손짓이 가까이로 멀리로, 안으로 밖으로, 휘감고 멎기를 수차례... 설레인 눈길에 울렁울렁 하더이다. 자진방아소리에 절로 어깨춤 추더이다. 수타 짜장면발처럼 인연을 이어 혼자, 둘이, … 모두 그렇게 살아가는 인생길에, 내 여기 있으니 너 거기 있다 노래하니 바로 ‘거기가 여기’렸다. 잔잔한 고운 감동의 연주회, 늦가을 밤의 다정한 만남이다.
‘Shall we danceㅡ! 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