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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278(9월 18일)

당신은 누구시길래

당신은 누구시길래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한가한 호수가에 산책이다. 갈바람 탓인 게다.

당신은 누구시길래?

[내 마음 가져 갔나요

당신 때문에 울고 있어요

당신 때문에 웃고 있어요]

 

위 노래 <당신은 누구시길래>를 부른 여가수는 비가오면 절절히 생각나는 <그때 그사람>도 불렀으며 대단한(?) 유명세를 지녔었다. 특히나 그녀의 번안곡 <백만송이 장미>를 듣노라면 독특한 음색과 어울린 선율따라 조용한 차오름이 있다.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사랑? 바로 일상의 만남인가도 싶다.

명절 고향방문엔 너나 나나 그리운 사랑이 있다.

어린시절의 추억 보따리엔 가슴설레던 아랫마을 발그레한 순이도, 뒷동산에 달마중 함께 가며 살랑대던 검둥이도, 안골밭엔 바람결에 어벙하게 춤추는 긴허리 수숫대도 있을테니 말이다. 눈에 선한 내 동네마을, 고향에 어린 사랑이지 않을까!

 

추석연휴 동안에 이런저런 핑계로 미룬 여러 어른들을 찾아뵈었다. 떠나신 부모님, 이종.고종간 친지와 처가의 친지분들이겠다. 늘상의 만남이나 진한 정이 흐른다.

어찌 어른만 뵈었으랴!

선산 가는 길가에 제철 따른 제모습 드러낸 알밤, 감, 대추 멋과 맛도 일품의 만남이다. 운이 좋았을까? 오솔길에 ‘툭’ 떨어지는 솔방울, 똘망똘망한 다람쥐와 말없는 눈맞춤도 그만이겠다.

 

당신은 누구시길래 물음엔 그냥 그리들 살다가신 분들, 소리없이 자식과 이웃에게 사랑을 주셨고 가족과 이웃 나아가 마을공동체를 위해 백만송이 꽃피우고 아름다운 별나라로 가신 우리네 부모님들이시다. 환한 맘으로 어제밤 달님보고 소원했을게다. 그분들처럼 가족과 이웃을 위해 백만송이 꽃피워 사랑을 주겠노라고 말이다. 정녕 환한 사랑을 말없이 그렸을테다.

 

구불구불한 호반길을 산책하는 발길이 멈춘다. ‘백만송이 장미’ 탓이려나? 내 별에서 나온지 언제인가? 눈길이 호수건너편 산등성이 맞닿은 하늘에 수놓은 백만송이 흰구름꽃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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