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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201(5월 17일)

 

나는 왜 여기 앉았는가?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1주일 전, 예술에 조예가 깊은 정희준 근대음악관 설립 추진위원장님과의 약속으로 수원대학교 후문 인근 [엄미술관]에 개최하는 전시회로 발길이다. 예술이라? 우선해 음악과 미술이 떠오른다. 이에는 문외한이나 시인과 영화인으로 등재(?)했으니 나름대로 명분이 있는 나들이다.

 

입구에 들어서 의례적 의전을 마친 후 전시 공간을 잠시 둘러보니 한 벽면 중앙에 어두운 바탕 캔버스 위에 쓰인 마르틴루터 킹 목사의 상징인 “I have 어 꿈”이 눈길을 가져간다.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의문을 그냥 흘린 후 뒤뜰에 마련된 식장에 들어서 예인들(?)과 인사를 나눈 후 자리에 앉았다.

 

울밖에 둘러선 산자락의 소나무와 참나무들이 제법 울창해 오후 나절의 햇살에 어울려 봄날 조화로운 꿈길 마당이다. 이게 웬일인가? 전시회를 여는 첫 곡이 첼리스트의 바흐의 "꿈"이란다. 마련한 한마당 봄 꿈(일장춘몽)에 제격이다. 햇살에 숨기려 선글라스를 꺼내며 도록의 겉장을 보니 작가의 말인즉, “내가 꿈이요, 꿈은 나의 벗이요, 늘 나는 고통의 뒤편에 숨는다”고 쓰였다. 작가의 꿈이라니? 씨킴(본명 김창일) 작가와는 일면식이 없는 까닭에 선율이 멎자 그의 작품 세계-충심의 사물, 그 예술의 꿈-을 내 안에 뒤틀고자 전시회를 주선한 미술관 관장과 이사장의 인사말 그리고 작가의 말에 귀를 대었다.

 

유서 깊은 화산 자락에 저마다 꿈을 꾸는 예인(?)들의 만남이다. ‘나는 왜 여기 앉았는가?’

 

동양철학의 근간인 천.지.인 사상을 수직 수평 대각선의 알루미늄판으로 공간구성으로 표현했다는 추상 조각 1세대 엄태정 작가님의 뜰에 설치된 작품설명과 인사말이 함께한 손님들에게 의미를 낳는다. 이어 전시회 주제인 작가의 ‘충심의 사물‘을 헤아리니 이에 이르도록 꽤 긴 여정이었겠다 싶다. 구도자들에겐 생사를 건 싸움에다 마음 바탕에 이른 깨달음이려니. 순간의 영감과 재료의 실험을 통해 자기감정의 극대화로 구축한 작가의 고유한 작품 세계란다. 조응하는 만물에 어릴 적 가슴에 저장된 무지개 색깔로 작가의 뒤틀림이 틔운 생명이니 애니미즘이 어른거린다. 걸림이 없는 몸짓이겠다. 어릴 적 소꿉친구와 땅에 긋던 자유자재한 놀이가 아니던가! 세상에 자라나며 누구라도 비바람 맞은 자신의 인생길에 진솔한 배우일지니 내 안에 든 우주로의 여행이다.

 

오시라, 작가가 외치는 “울면 웃던 모든 꿈 그것만이 내 세상” 노래처럼 그대도 다가선 ’충심의 만물‘에 생명이 생동하리니... 울 안에 가둔 ’나‘의 1인칭 고정성(주체성)이 훌훌 대자연에 어울린 자유인인 ‘나’를 만날 수 있을까도 싶다.

 

환한 햇살을 가린 나무 그늘에 좋은 날의 귀한 분들과의 한담이다. 수년 전 기웃댄 백남준아트센터의 주인공이 남긴 “예술은 사기다”란 명언(?)도 불현듯 생각난다. ‘음악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알리는 음악평론가 알렉스 로스의 <나머지는 소음이다> 음악 산책도 곁들였다. 승용차로 왔으려나? 전철 아니면 KTX 타고 지구촌 화성에 나들이 온 병천순대 아가씨와 맛난 입맞춤 데이트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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