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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99

-아느냐 저 강물(물길)이 흐르는 뜻을

 

아느냐 저 강물(물길)이 흐르는 뜻을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글제는 마포나루 인근 모교 대학의 교가 한 귀절의 차용이다. 초교 동창회의 원주 섬강에로 봄소풍을 뒤로한 채, 모교 수원고 운동장에 고교 총동문회의 한마당 체육대회로 발길이다.

 

광교산에서 흘러내린 물가닥인 수원천 인근에 자리한 수원고다. "압록강 맑은 물 흐르고 흘러~" 웅지를 담은 이름해 역사의 물줄기로 수원지방의 역사렸다. 오호, 그 무게를 '백년의 역사 천년의 혼'이라 외치든가!"

 

늘어진 버들가지 세류천에다 한강에 서강이니 모두가 물길이다.

 

아시는가? "상선약수"라 했음을…

 

저 물길(강물)이 흐르는 뜻을…

 

말에는 혼이 담기고 언행이 일치해야 천년이 흐른다는 것을.

 

돌아보고 돌아볼 일이다. 새기고 새길 일이다. 누구를 탓하랴! 두런두런 얘기 귀기울여 듣고자니 지난 날, 눈 가린 너와 나의 쭈그린 작은 행태가 물길을 흐트려 백년의 물길이 때 이른 오뉴월 가뭄에 드러난 자갈밭 갯물길로 만들었단 말들이다.

 

"둘러봐도 모두가 돌아 앉았네" 노랫말을 빌까보다. 힘을 모아야 한단다. 원점에서 시작해야 할테다. 머리띠는 책상 머리맡에서나 어설픈 완장은 집에서나 해야하지 않을까다. 같은 문 나선 동문이란 이름값이 그 얼마 이드뇨? 제 정신에 제 몸 세워 "압록강도~ " 불러야 제멋이란 생각이다.

 

문득 고려말 서경파 정지상의 싯귀절이 생각난다. "우헐장제초색다하니 송군남포동비가라 대동강수하시진고 별루년년첨록파라". '비 개인 냇둑에 풀빛 완연한데 님 보내는 슬픈 노래여.

 

해마다 이별의 눈물을 보태 대동강물이 언제 마르겠냐'에 어찌 구태여 사족을 달랴!

 

허옇게 메마른 실개울에 동문가족의 아픈 눈물이 수원천 가닿은 황구지천에 보태질까만 '천년 혼' 외침과 '백년역사' 자랑에 최소한 예의 차림이 우선해야 하지 않는가?

 

에두르면 휘이 주위를 살피니 "대동강아 내가 왔다 을밀대야 내가 왔다"며 가슴 저린 <대동강 편지>에 가슴 아픈 눈물들을 떨군다.

 

무릇 공인의 행동거지는 공명과 울림이 있어야 또 다른 백년을 이어가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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