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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192(4월 27일)

-이분, 저분, 그분

 

이분, 저분, 그분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글제는 사람의 높임 말이다. 됨됨이랄까? 품격을 담고 있을테다. 이놈, 저놈, 그놈이나 이년, 저년, 그년이 한 세상 다해 온 여정에 발자국이 나름 깊이를 가졌음을 함의한다.

 

귀열어 수 없이 들었던 게다. 나름 존경받을 분들로 '이분'은 "일찌기 뜻한 바 있어…". '저분'은 "우리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한…". 현재 시.공간을 넘어서 지칭할 '그분'은 어떠려나?

 

"지나온 발자국마다 눈물 고인 타관 땅 밟아서 돈지 그 몇해던가". 물 설고 낯 설은 타관살이에 고향에 돌아갈 날을 손 꼽아 헤아린 <나그네 설움>이다. 가슴 시린 "거두망산월 저두사고향" 그 세월에 머릿결도 희끗희끗 할테다. 정다웠던 "이쁜이 곱분이"도 고향을 떠났을 지니, 맘 허리 잘린 세월은 '분'이 되려 했는가?

 

두어 발 건너 뛰니 한 분야에 남긴 글발도 의미롭다. 케냐 한 여인에서 근원한 인류사에 '이분' '저분' '그분'이 한 둘이랴! 바로 어릴적 읽은 위인들이 그런 '분'들이겠다.

 

석가, 공자, 예수를 비롯해 문학가, 과학자, 음악가, …등 무수한 '분'들이 문명사에 등불을 켰다. 귀에 익은 굵직한 글발 선보인 사마천, 찰스 다윈,..., 최근의 엘빈토플러, 유발하라리, 칼세이건, 제러드 다이아몬드, 글렌 제롬,...이 '분'들도 그러하리. 우리동네 '분'들이다. 혜초, 원효, 고산자, 허준, 충무공, 김대건, 안중근, 윤봉길, 김교신, 오지에 선교사...등 고대에서 최근에 이르도록 존경받을 '분'들을 어찌 다 헤아릴까!

 

어릴적 '년.놈'이 참외나 고무줄을 대신해 뜻 품어 큰 발자취의 우러를 '분'들이 되었다. 말가닥 좁혀들어 그 나이들도록 '나'는 어떠한가? '분'은 커녕 '사람'이라고 불리워도 좋으련만… 내밷은 말가락이 쭈그린 냄비 두드림이요 흐트린 발길 또한 한나절인지라, 그저 기러기 울어예는 저 하늘에 흰구름일레.

 

뭘 그리 깊이 생각하는가? 그리 그리 돌아가는 세월에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 지화자 좋구나 차차차. '놈'이 '분'이요 '년'이 '분'일진대 분별함이 병이로세. 오늘이 내일이요 내일이 오늘이라 하지 않는가! "등불혀지 마라 어제 진달 돋아 온다"며 노래를 하네.

 

오호! 뒷짐 진 채 바라본 저 하늘도 다행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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