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띄우는 편지500

  • 등록 2026.04.27 07: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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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달을 향하여

 


저 달을 향하여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 500회.
5년의 시간이 쌓여 한 줄의 길이 되었다.
흘러간 날들이 문장이 되었고,
문장들은 어느덧 나를 이루는 시간이 되었다.

 

졸졸 흐르던 방학일기의 실개울은
이제 제법 물살을 이루어
모래톱을 만들고 방향을 틀 줄 아는 강이 되었다.

 

계절을 건너며 적은 감상,
일상과 세상에 대한 짧은 촌평,
역사와 문화, 그리고 천변을 따라 걸은 기행들.
쉰여 회의 기획글까지 더해져
나는 나도 모르게 하나의 흐름 속에 서 있다.

 

돌이켜보면 체계도 없고,
의도도 거창하지 않았다.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눈길 머무는 대로 적어왔을 뿐이다.
그러나 그 무심한 기록들이
어느새 500이라는 시간의 무게를 만들었다.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시인으로서도, 기행 작가로서도,
또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으로서도
깊이 발효된 한 맛을 이루었다 말하긴 이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다.
나는 멈추지 않았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글의 마루턱에 서서 묻는다.
지금까지의 글이 ‘올라온 길’이라면,
앞으로의 글은 어떤 ‘내려갈 길’이 될 것인가.

 

어느 원로의 말처럼 평생은 공부이고,
한 편의 시처럼 심장은 여전히 뛴다.
길은 둘이 아니라, 이미 여러 갈래로 열려 있다.

 

창밖에 달이 떠 있다.
그제도 졌고, 어제도 떴으며,
내일도 변함없이 떠오를 것이다.

 

나는 그 달을 바라본다.

 

그리고 다시,
한 줄을 올린다.

 

저 달을 향하여,
천 회를 넘어
그 다음까지.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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