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띄우는 편지479

  • 등록 2026.04.18 19: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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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아, 정신차려

 

이 녀석아, 정신차려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이 녀석아, 정신차려.”

봄날이면 한 번쯤 들었을 말이다.

 

학창 시절, 수업에 한눈을 팔 때나

집안일을 거들다 딴청 피울 때면

어른들은 알밤 한 대 얹으며 일러주셨다.

 

정신일도(精神一到).

마음 하나로 모으라는 그 말,

알면서도 나른한 오후의 몸은

쉽사리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럴 땐 찬바람 한 줄기,

혹은 냉수 한 사발이 약이었다.

 

‘형설지공’, ‘주경야독’.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말들이

실타래처럼 풀려나간 지

어느덧 반세기다.

 

돌아보니

인생의 고개를 여럿 넘었고,

자식들 또한 제 길 찾아 떠난 지 오래다.

엉거주춤한 세월 위로

어느새 노을이 비껴든다.

 

문득 묻는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창고에서 세상을 바꾼 이,

손끝으로 하늘의 이치를 빚어낸 이들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정신을 붙들어 세운 이들이

세상을 일으켜 왔다.

 

헌데 요즘 세상은.

저마다 “나요, 나요” 외치며

앞다투어 나서니 유난히도 시끌하다

 

정말 그들이

이 난마를 풀어낼 수 있을까?

 

차창 밖으로 스치는

‘임대문의’ 글자들이

괜히 마음을 더 서늘하게 한다.

마트 진열대의 물가 앞에서

주부들의 시선 또한 점점 무거워진다.

 

바람이 전한다.

이제는 말뿐이 아니라

정신을 곧게 세워야 할 때라고.

 

선량들이여,

부디 정신들 차리시라.

태산이 요동쳐도

쥐 한 마리로 끝나선 아니 되지 않겠는가.

천지가 떠들썩해도

한마디 말로 그쳐서 아니 되지 않겠는가.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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