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소나타44>-안산

  • 등록 2025.09.19 20:19:41
크게보기

시화호 방조제


시화호 방조제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돈키: 어른들 말씀에 집에만 있으면 병난다 했어. 코로나는 염기엔 약하다니 바닷가로 Go!

호새: 쏴아아~ 파도소리 들리네요. 노을에 갈매기, 폼나는 댄싱만 하면 되는 거죠?
돈키: 그렇다고 길가며 눈감고 귀막으면 안 되지. 닿는 대로 가보자구.

호새: 지난 여름엔 심훈의 상록수 관련해 둘러봤으니, 이번엔요?

돈키: 안산엔 성호 이익 선생의 발자취가 있어. 조선시대는 성리학이 치세의 바탕이었지만, 명분에 치우치다 보니 중기 들어 실용사상, 곧 실학이 기호학파를 중심으로 번졌지. 영·정조·순조 시대의 개혁에도 큰 영향을 주었어.

특히 유형원(1622)을 비롯해 이익(1681), 유수원(1694), 안정복(1712), 위백규(1727), 홍대용(1731), 이긍익(1736), 박지원(1737), 우하영(1741), 이덕무(1741), 유득공(1748), 박제가(1750), 정약용(1762), 이규경(1788), 최한기(1801), … 등 많은 실학자들이 농업·상공업·역사·과학에 두드러진 저술을 남겼어.
지금 읽어도 눈길을 끌지.
토지개혁과 농업을 중시한 중농학파, 상공업과 유통을 중시한 중상학파, 두 흐름이 큰 줄기야.

호새: 입시 준비하면서 귀에 익은 학자들이죠?

돈키: 조선팔도에 어찌 그들뿐이겠어. 도성과 문중 양반 사회에선 큰 흐름이었지. 깨어난 주장들이 참 많아. 유형원의 토지개혁론, 이익의 간척사업, 홍대용의 세계관, 고산자 김정호의 지도, 최한기의 경험주의까지… 기호지방에 집중된 실학은 시대를 바꿀 힘이었지.

호새: 정책에 반영했다면 나라가 융성했을 텐데요.

돈키: 하지만 당시 사림의 정신세계는 중화사상과 파벌에 매몰돼 있었지. 어느 시대든 변하지 않으면 망하는 거야. 신사상을 외면한 대가로 구한말의 국난을 맞았던 거지. 그래도 실학자들의 저술은 시대조류를 밝힌 인문 유산이야.

호새: 결국 왕조 리더와 참모들이 파벌로 나라를 망친 거네요.
돈키: 역사는 반복된다니 경계해야 할거야.

호새: 저쪽이 공단인가 봐요?

돈키: 그래, 반월산업단지. 공업입국의 큰 발판이 된 곳이지. 한양공대 반월캠퍼스도 들어섰고, 지금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집단 거주지도 되었어. 고용 여건이 변하는 증거지. 선진국은 이미 스마트밸리, 팩토리, 빌리지, 하우스를 깊이 다루고 있어. 지역 이미지도 미래로 뻗어갈 힘이거든.

호새: 단원 김홍도가 안산의 풍광을 그린다면 뭘 담을까요?
돈키: 글쎄, 남양팔경 중 하나 이곳에 ‘대부황금낙조’ 아니면 탄도항 등대나 산업공단?

호새: 방아머리 해변에 모래밭 걷는 연인들 어때요?

돈키: 씨름판에서 엿 파는 시대는 아니잖아. 조력발전소 전망대에서 바라보렴. 훨훨 나는 갈매기, 오가는 유람선, 요트, … , 시화호에 랜선파티 즐기는 청춘들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어때?

호새: 떠들썩하던 시화호, 지금은 어때요?

돈키: 해수유입으로 철새들이 돌아왔지. 하지만 개발 과정에 아쉬움이 많았어. 데이터에 갇힌 판단, 경직된 사고가 흐름을 바꿔놓은 사례였지. 방파제가 조류를 바꾸듯, 시대 흐름을 막으면 결국 풀어야 할 숙제를 남기는 법이야.

호새: 어깨 너머 들은 말에, 치세는 치수라더군요.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죠? 열면 됩니다, 닫으니 문제지요. 저 너른 바다를 향해 가슴 활짝 펴봐요. 갈매기 ‘조나단’처럼 꿈을 띄우자구요. “호새와 함께 2020년 말 시화호에 다녀간다” 어때요?

돈키: 그래, 짧고 굵게 써볼까? “야~호~”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Copyright @2020 포에버뉴스 Corp.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권선로 432, 2층 202호(평동)| 대표전화 : 010-2023-1676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경순 등록번호 : 경기, 아 52599 | 등록일 : 2020.07.09 | 발행인 : 김경순 | 편집인 : 홍순권 포에버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2020 포에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revernews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