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 천변기행 23
우호태
청둥오리 머무는 물결 위에
말없이 흐르는 황구지천
어제와 오늘의 경계 없이
시간은 스미듯 지나간다
어디서 불어와 머무는 바람인가
봄빛에 실린 마음 하나
조용히 나를 향해 돌아와
내 안의 나를 깨운다
멀리 산자락 푸른 솔빛은
세월을 건너도 흔들림 없고
흐르고 견디며 살아온 시간
그 속의 내가 나를 안아준다
아, 고요한 나의 삶이여
때를 따라 스스로 피어나
밤하늘 가장 늦게 켜지는 빛이 되고
들판에 이름 없이 번지는 꽃이 된다
말없이 깊어지는 이 순간
나를 바라보는 나와 함께
봄은 그렇게 내 안에 머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