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소나타35>-팔당대교

  • 등록 2025.09.10 06: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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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은 국력이다


수력은 국력이다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호새: 와, 저기가 팔당대교군요! 하남시 창우동에서 남양주 와부읍을 잇는 다리라면서요? 길이가 935미터라니 꽤 크네요.

돈키: 그렇지. 너비만 해도 24미터나 되지. 저 시원스런 물줄기 좀 봐. 참 유려하지 않니?

호새: 와, 저기 하늘에 떠 있는 건 패러글라이딩이에요? 예봉산에서 날아올랐나 봐요. 꼭 독수리처럼 하늘을 유유히 선회하네요. 저도 저렇게 한 번 날아보고 싶어요.

돈키: 나도 그런 생각 자주 하지. 비가 내린 오후라 더욱 운치 있구나. 발아래로 구름이 스치고, 산과 들판을 내려다본다면 어떤 기분일까? 결국 호기심이 꿈으로 자라는 거지.

호새: 그런데 주말이라 그런가요? 자전거 동호인들이 참 많아요. 다 같이 달리니 마치 행렬 같아요.

돈키: 팔당수변이 워낙 수려해서 그래. 탄천, 경안천, 팔당, 춘천으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는 동호인들에게 여행길이지. 손 흔드는 모습이 참 정겨워.

호새: 강물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나네요. 고대에는 한강을 아리수라 불렀다지요? 고대 삼국이 이곳을 두고 싸웠다면서요.

돈키: 맞아. 또 근세에는 ‘한강의 기적’이란 말이 나올 만큼 한국 경제 발전의 상징이었지. 사실 치수(治水)를 잘해야 나라가 융성해. 물은 정치요, 경제요, 법치의 근간이거든. 그리보면 물길은 곧 역사의 길이지.

호새: 그런데 요즘 뉴스 보면 물 부족 이야기가 자주 나오던데요?

돈키: 그래. 유엔에서도 한국을 물 부족 국가로 분류했어. 중학교 시절 수학 선생님이 “언젠가는 물값이 기름값보다 비싸질 날이 온다”고 하셨는데, 그땐 황당하게 들렸어.

호새: 그러네요. 아프리카 어린아이들이 먼 길을 걸어 물을 길어 오는 장면, 뉴스에서 본 적 있어요. 우리도 여름철 가뭄 땐 절수 경험이 있잖아요.

돈키: 맞아. 물 포럼, 수자원 대회가 열리는 것도 그 때문이지. 위정자들의 깊은 관심이 절실하지.

호새: 근데 우리 현실은 어떤가요? 욕실에서 물을 펑펑 쓰고 있잖아요.

돈키: 그렇지. 산지 개발 때문에 수원도 줄고, 자연히 수량도 감소했어. 북한강과 남한강 유역엔 보호구역도 지정됐지만, 사유재산권 침해 문제로 갈등이 끊이지 않아. 이젠 큰 그림의 수자원 정책이 필요해.

호새: 그러고 보니 물은 농업용수, 산업용수, 생활용수뿐만 아니라 도심 조경에도 쓰이대요.

돈키: 응, 온도 조절 기능까지 하니까 그래. 그런데 한반도는 강수량이 여름철에 집중돼 있어. 그래서 물을 어떻게 저장하느냐가 큰 과제야. 결론은 하나. 아껴 써야 한다! 생명수니까.

호새: 맞아요. 그런데 선생님, 팔당대교를 건너는 이 기분이 참 묘해요.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사진 한 장 찍고 싶어요.

돈키: 찍어둬라. “50대 후반에 팔당대교를 걸었다”는 기념으로 나도 중간쯤에서 찍은 적이 있지. 그때 기분이 최고였어.

호새: 어느새 팔당역 근처까지 왔네요. 저기 자전거 동호인들이 모여서 담소 나누며 쉬고 있어요. 저희도 잠깐 앉아 쉴까요?

돈키: 그래. 빈자리가 없으니 저 큰 돌 위에 걸터 앉자. 배낭 때문에 뻐근한 어깨도 좀 풀 겸 말이야.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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