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소나타33>-두물머리(양수리)

  • 등록 2025.09.08 06: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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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테마촌


물테마촌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호새: 저 강 두 줄기가 만나네요. 여기가 두물머리죠?

돈키: 그래. 북한강과 남한강이 한 몸이 되는 곳이지. 이름도 그래서 양수리라 불려. 만남은 늘 큰 에너지를 만든단다. 음과 양이 만나 생명을 잉태하고, 남과 북이 만나면 통일을 이루듯이.

호새: 물줄기가 합쳐지는 모습이 꼭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것 같아요.

돈키: 나도 예전에 둘째 형님이 이곳에 계셔 자주 오곤 했지. 장마 끝 물살은 거셌고, 물안개는 피어올라 장엄했어. 금강산에서 흘러온 북한강과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굽이굽이 돌아와 만나는 풍경은 대자연의 극치라 할 만하지.

호새: 수도권 가까이에 이런 한적하고 신비로운 곳이 있다니 놀라워요.

돈키: 맞아. 아침저녁으로 물빛이 달라지고, 안개가 피어나며, 일몰이 붉게 물들면 모든 근심이 녹아내리는 듯하지. 겸재 정선도 이 풍광을 ‘독백탄’에 담아 남겼을 만큼 사랑받아 온 곳이야.

호새: 그래서 사람들이 가족, 연인, 친구와 와서 추억을 쌓는군요.

돈키: 그렇지. 저기 느티나무는 소원을 들어준다 하니, 덤으로 복도 받는 셈이지. 나는 언젠가 이곳에 오래 머물며 물길을 바라보고 싶단다.

호새: 방금 말씀을 들으니 노자의 “상선약수(水善利萬物而不爭)”가 떠올라요.

돈키: 하하, 나이 들수록 그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물처럼 유연하게, 낮은 곳으로 흘러, 세상을 이롭게 살아야 한다는 것. 알면서도 실천은 참 어렵지.

호새: 그러네요. 물테마촌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마음을 닦는 사유의 자리로 느껴져요.

돈키: 바로 그거다. “세상에 들어서려는 자, 만남이 서러운 자, 삶이 권태로운 자… 이곳에 오면 답을 얻으리라.”

호새: (강물을 바라보며) 사유의 징검다리, 두물머리… 저도 그 답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돈키:  물만 그럴까? 두 손을 잡으면 벽도 넘을 수 있다잖니. 이따금 두 손을 가슴에 모아 보렴. 마음이 고요해 질거야.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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