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소나타7>-강화도

  • 등록 2025.08.06 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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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령

 

강화도령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호새: 때 되었는데 밥 먹죠. 배에서 북소리가 나요.
돈키: 그래, 제때 먹어야지. 저~기 섬에 가서 한 끼 해볼까? 혹시 아냐, 강화순무에 홍당무까지 나올지. 청무, 왜무는 좀 심심하거든.
근데 강화밴댕이, ‘속알 딱지 없는’ 그놈들은 지금 철이 아니라... 아쉽당.

호새: 근데 웬 섬이에요?
돈키: 섬이 그리운 법이지. “섬에 가고 싶다”고 한 시인도 있잖아.
유네스코 등재된 강화 고인돌, 단군이 제사 올렸다는 마니산 참성단, 고려의 강화천도, 강화도령까지... 섬이라 무시할라치면 큰코다쳐~

호새: 그냥 바닷가 섬 아닌가요?
돈키: 마니산은 말이다, 높이야 470미터지만, 우리 민족 정신의 봉우리지.
1988년 장애인올림픽 성화도 그 참성단에서 채화했다니까.
그리스 올림푸스만 신전이냐, 우리도 영산은 있다, 이 말이야!

돈키: 그리고 말이지, 이 섬은 "정치는 힘이다!" 이걸 극적으로 보여준 역사 무대야.
무신정권의 꼭두각시 왕, 몽골과의 전쟁, 강화천도...
왜 그런 일이 생겼냐고? 숲속에선 숲이 안 보이는 법이지.
지금의 눈으로 보면 그때가 보여. 거시적 통찰력, 이게 역사 공부의 맛이라니까.

호새: 무신정권은 왕조를 만든 건가요?
돈키: 아니지~ 고려는 귀족사회였고, 문반이 으쓱하다 무반을 홀대했거든.
그래서 칼 든 사람들이 빡 돌았지.
몽골 제국한테 꽤 한판 붙었어. 강화섬으로 도망쳐서라도 뺨은 안 맞겠다는 정신.
그런 기개, 우리한테도 DNA로 남아있다 이거야.

호새: 근데 대장경은 왜 거기서 찍었어요?
돈키: 고려는 불교의 나라였지. 국난 앞에 호국불교가 나섰어.
그 대장경이 그냥 경전이냐? 민심 모으는 데도 일등공신!
게다가, 우리 금속활자 기술은 세계가 놀랄 수준이었다니까~

호새: 강화도령은 또 뭐예요?
돈키: 오, 그건 조선 후기에 등장한 핫한 인물이야.
이른바 ‘철종’. 왕족인데 섬에서 은둔하다가 갑자기 왕위에 등극!
1849년부터 1863년까지 재위했지. 고종의 전임 왕이었어.
그때 정세는 요동쳤고, 개화의 바람은 문 앞에서 휘몰아치고 있었지. 외척의 발호와 불안정한 왕권의 승계가 개화의 거센 바람을 대처하기가 어땠을까?  조선땅에 어두운 징조가 드리운 거야. 깊은 고찰이 필요한 대목이야.

호새: 저건 뭐에요? 벽 같은데 포도 쏠 것 같아요.
돈키: 오, 그건 진(鎭)이라는 거야. 방어기지지.
덕진진, 초지진 같은 게 바닷길 막는 목진이지.
구한말 서구 열강들이 시장개척을 위해 얼마나 바삐 동방원정 길에 나섰겠어? 한반도는 말랑하고 쫄깃한 떡판이니 그냥 놔두겠어.
우린 대문 잠그고 ‘척화비’까지 세웠지. “싸우지 않으면 화친이고, 화친은 매국이다” 뭐 이런 뜻이야.
근데 말이지, 조선도 만만찮게 대응했지. 허나 싸움엔 정신도 중요하나 신무기가 승패를 가름하거든. 기관총 든 자와 새총 든 자의 싸움, 누가 이기겠냐? 응?

돈키: 선조들이 우리한테도 미리 가르친 게 있어.
잘하면 ‘짝짜꿍’, 아니면 ‘도리도리’.
배울 땐 ‘곤지곤지’, 갈팡질팡 ‘잼잼’.
부자되라고 ‘흥’, 집중하라고 ‘쉬’!
나라 운명에 핵이 중요하리라 알고 '핵핵' 대며 뛰게 해 귀에 익게 만든 거라니까~

돈키: 자, 너도 해봐. “핵핵!”
호새: 히잉 히잉…
돈키: 아이고 내가 미쳐~!
‘바람풍’이라 했더니 ‘바담풍’이냐? 입 돌아갔냐?
쑥뜸 떠야겠다. 네 혼 좀 내줘야겠구먼~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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