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브랜딩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마을 브랜딩.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 자연과 자원을 발굴하여 마을의 정체성을 세우고 그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9브랜딩의 단위는 한 마을일 수도 있고, 여러 마을을 하나의 지역벨트로 묶는 큰 프로젝트일 수도 있다.
거주 아파트가 마을 브랜딩 대상지로 선정됐다.
단지대표와 이장을 비롯해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모였다.
자긍할 수 있는 삶터를 만들어보자며 때아닌 학창시절의 이마에 띠를 둘렀다.
첫걸음은 기초조사다.
지역의 유래와 역사, 산과 물, 들판과 경관, 먹거리와 유적, 축제와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샅샅이 살펴야 한다.
그리고 흩어진 자원을 하나로 꿰어 그 마을만의 색깔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성공한 마을과 도시들은 그렇게 관광과 체류의 명소가 되었다.
그렇다면?
한강이 부러우랴!
천둥오리가 노닐고 백로와 가마우지, 왜가리가 물길을 오가는 황구지천이 곁에 있다.
한강변 고층 아파트가 부럽지 않은게다.
서해를 향해 길게 뻗은 둑방길.
그 길을 따라 봄이면 유채꽃이 피고, 매화와 벚꽃, 아카시아가 차례로 꽃을 피운다.
여름이면 개망초와 나팔꽃, 가을이면 국화가 계절을 이어간다.
포르릉 참새떼가 날고, 할미새와 지빠귀, 종다리, 까치와 까마귀가 저마다의 소리로 둑방길을 채운다.
어허, 어허허.
절로 탄성이 난다.
김해평야, 만경평야가 부러우랴!
한 마장 건너 펼쳐진 너른 들판.
철 따라 오색으로 물들고, 아침 이슬을 머금은 들판은 맑은 영혼을 일으키니 안녕뜰이로세.
금강산이 따로 있으랴.
이 골 저 골 물이 흘러든, 송산과 양산의 들을 휘감아 황구지천이 흐른다.
물길 너머 양산과 독산이 천년을 바라보고, 산머리 흰 구름은 서기를 머금는다.
복된 삶터가 아니겠는가?
꽃뫼에 젖어드는 불타는 노을 또한 참 곱다.
황계리, 송산리, 안녕리, 양산리, 용수리, 계향리, …
천변을 따라 시냇물을 품은 마을들이 이어진다.
물길이 있고, 들판이 있고, 산이 있고, 꽃이 있고, 새가 있고, 사람이 있다.
이 모든 것이 따로가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찾아 이름을 붙이고, 가꾸고, 사람들과 나누는 것,
그것이 우리가 시작하려는 마을 브랜딩이 아닐까?
산바람, 들바람에 실려오는 바람이 묻는다.
안녕하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