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3 (목)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 557

꿈의 하루

 

꿈의 하루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어둠에 잠긴 창가에서
창밖 저 멀리 비비적거리며 산자락을 밝히는
한 점 꿈꾸는 불빛을 바라본다.

 

꿈,
잠잘 때 꾸는 정신적 현상이면서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희망을 뜻하기도 한다.

 

한겨울, 어린 시절 꿈을 꾸다 이불에 오줌을 싸
부모님께 야단맞은 기억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을 게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에게는 예전만큼 흔한 일이 아니다.
꿈과 무의식, 그리고 성장의 관계가 새삼 궁금해진다.

 

성인이 되면 꿈은 또 다른 얼굴을 갖는다.
태몽이 그렇고, 때로는 신변의 징조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설화 속에서도 꿈은 빠지지 않는다.
건국설화나 영웅의 탄생에는 태몽이 등장하고,
우리의 일상에는 돼지꿈, 용꿈 같은 이야기가 익숙하다.

 

꿈은 노래가 되고, 소설이 되고,
건축물과 공간의 이름이 되기도 한다.

 

꿈의 대화, 상사몽, 구운몽.
꿈의 궁전, 꿈의 다리, 드림랜드….
“꿈길 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니~”

 

문득 묻는다.

 

무엇을 꿈꾸는가?

 

외로움도, 서러움도 없는
꿈속에서 나누는 마음의 대화처럼,
꿈은 어쩌면 현실에서 미처 나누지 못한
내 안의 나와 만나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어둠 속에 반시간쯤 앉아
내 안의 나를 가만히 안아 든다.

 

수없이 무릎 꿇어 두 손으로 받쳐 온
마음 하나가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열기가 사위고
창밖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황구지천 너머 독산 자락,
한 점 불빛이 고요하다.

 

참 성스럽다.
오늘 하루도 꿈처럼 깊어간다.
꿈의 하루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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