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5 (수)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 534

헉헉


헉헉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헉헉."

 

마라톤 결승선을 눈앞에 두었을 때 저절로 터져 나오는 숨소리다. 가파른 산길을 오를 때도, 온 힘을 다해 한 걸음씩 내디딜 때도 같은 소리가 난다.
무더운 날씨까지 겹치면 이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진다. 그만큼 힘겨운 여정이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42.195킬로미터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헉헉'거림을 피할 수 없다. 오히려 그 숨소리는 완주의 기쁨을 더욱 크게 만들어 주는 전주곡이다. 수십 차례 마라톤을 완주하며 나는 거친 들숨과 날숨 속에서 살아 있다는 사실을 가장 깊이 느끼곤 했다.

 

요즘 세상을 돌아보면 사회 역시 '헉헉'거리고 있는 듯하다. 말없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들려오지만, 그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는 많지 않아 보인다.

 

7월 1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새로운 출발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출발에는 새로운 다짐이 따라야 한다. 미흡한 관리와 공정성에 대한 의문은 시민들의 신뢰를 흔들고, '공정한 사회'라는 가치마저 퇴색시키고 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되어야 할 원칙이다.

 

국민과 시민의 행복은 상식과 공정이 살아 있는 사회에서 비롯된다.

 

오랜 세월 산전수전을 겪으며 살아온 장년과 노년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걸어온 사람들이다. 그들의 삶이 오늘을 지탱해 왔다.

 

찌푸린 얼굴과 불신으로는 세상을 밝힐 수 없다. 정정당당함은 스포츠 경기에서만 필요한 덕목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지탱하는 기본 원칙이어야 한다.

 

땀과 숨소리 없이 얻는 결승의 감동은 없다. 사회 또한 정직한 노력과 공정한 과정이 있을 때 비로소 모두가 인정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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