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5 (월)

화성에서 띄우는 편지 511

큰 걸음


큰 걸음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큰’이라는 말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담겨 있다.

 

큰집, 큰나무, 큰물결, 큰사람…. 세상에는 수많은 ‘큰’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우리 사회가 자주 쓰는 말이 있다. 바로 ‘큰손’과 ‘큰걸음’이다.

 

큰손은 재물과 영향력을 뜻한다. 그러나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큰손이 아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 시대가 갈림길에 설 때, 역사를 바꾸는 것은 누군가의 결단과 국민의 큰걸음이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문득 북풍한설이 떠오른다. 북녘에서 몰아치는 매서운 바람은 겨울의 추위만 뜻하지 않는다. 삶의 고단함과 갈등, 분열과 대립을 상징하기도 한다.
반면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은 다르다. 얼어붙은 대지를 녹이고 메마른 가지에 새순을 틔운다. 지친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그런 바람이 필요하다.
잘못된 것을 보고도 침묵하는 사람들, 마땅히 맞서야 할 순간에 외면하는 제자리 사람들, 국민보다 진영을 앞세우며 갈등만 키우는 정치의 모습 속에서 국민들은 지쳐가고 있다.

 

그러나 자연의 이치는 분명하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워지고, 기울어진 것은 다시 균형을 찾으며, 막힌 물길은 결국 새로운 길을 만든다.

 

역사 또한 그러했다.
사대와 식민의 아픔, 전쟁과 분단의 상처, 이념의 깊은 골짜기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그 상처를 치유하는 힘은 증오가 아니라 시간과 성찰, 그리고 교육이다.

 

무엇보다 국민의 선택이다.
요즘 전·현직 대통령들의 행보가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한 시대를 이끌었던 지도자들의 큰걸음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든다. 그 걸음은 단순한 정치 행위가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향한 메시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은 정치인이 아니다.
국민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민주주의를 배웠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
그 익숙한 문장을 다시 되새겨 본다.

 

국민이 깨어 있을 때 민주주의는 살아 숨 쉬고, 국민이 행동할 때 역사는 앞으로 나아간다.
이번 선택의 순간에도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 미래 세대를 생각하는 책임감, 그리고 투표를 통해 뜻을 밝히는 국민의 큰걸음이다.

 

겨울산 앙상한 가지 끝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이제 남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처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큰걸음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봄을 열어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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