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띄우는 편지 422

  • 등록 2026.03.01 21: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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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주년 삼일절을 맞이해

107주년 삼일절을 맞이해

시인 · 영화감독 우호태

올해의 3·1절은 107주년이 되는 날이다.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며 교훈이다.
한강물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날을 길이 빛내자.”

1919년, 한일합방(경술국치) 이후 침묵을 강요받던 백성들이 들고일어섰다. 이름 없는 민초에서 지식인, 학생과 상인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제에 항거한 거대한 물결. 그것이 바로 3·1운동이다. 이후 1945년 해방을 맞기까지, 나라를 되찾기 위한 처절한 독립의 서사는 쉼 없이 이어졌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아야 할 역사다.

오늘의 세계는 다시 소용돌이친다. 동유럽과 중동, 동남아시아 곳곳에서 들려오는 전쟁의 소식은 나라의 안위를 생각하게 한다. 국제정세는 빠르게 변하고, 강대국의 질서는 재편을 모색한다. 평화는 결코 저절로 주어지지 않음을 역사가 증언한다.

식민의 시간과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우리는 불과 반세기 만에 기적 같은 도약을 이루었다. 배고픔을 견디며 산업화를 일궜고, 세계가 놀란 성장의 서사를 써 내려왔다. 그 바탕에는 면면히 이어온 민족정신, 지도자들의 통찰, 그리고 이에 호응한 국민적 단결이 있었다.

경부고속도로의 개통, 포항제철의 신화,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도약, 그리고 반도체 산업 진출을 통해 우리는 오늘의 IT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머지않아 G3~5에 진입하리라는 기대도 결코 허황되지 않다. 자긍할 만한 역사다.

전국 곳곳에서 3·1절 기념식이 열리고, 유관순열사 추념식을 비롯한 자주정신을 기리는 행사들이 이어진다. 아침 일찍 태극기를 게양하고, 나는 동네 마을회관으로 향한다. 진안리1통 다람산친목회의 정월대보름 윷놀이마당. 나라의 큰 역사가 마을의 작은 역사로 이어지는 자리다.

“어허, 업어야 산다니까!”
“팔방을 돌아야 길이 열리지!”
“아니여, 뒷말 내주고 앞말 뻗어야 혀!”

윷판 둘레에 모여 죽은 나무 네 가락을 던지며 쏟아내는 말들. 그 속에는 삶의 지혜와 셈법이 교차한다. 제갈공명이 따로 있으랴. 모두가 전략가요, 모두가 예언자다.

윷놀이는 하늘에 던진 윷가락이 땅에 떨어져 인간의 운명을 가늠하는 놀이. 사방과 중앙을 달리는 말은 곧 천·지·인의 조화다. 디지털의 0과 1처럼, 엎어짐과 뒤집힘이 승부를 가른다. 단순한 놀이 같으나 우주의 원리를 품은 공동체의 철학이다.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가장 밝은 달빛 아래, 우리는 풍년을 기원하고 서로의 어깨를 두드린다. 식민과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힘 또한 이런 마당에서 길러졌을 것이다.
3·1의 함성은 거창한 구호만이 아니다. 마을 어귀 태극기 한 장, 서로를 격려하는 윷판의 웃음소리, 공동체를 묶는 작은 연대 속에 살아 있다.

선열이 지켜낸 나라는 오늘 우리의 몫이다.
이날을 길이 빛내는 일,
그것은 기억하고 단결하며
다시금 밝은 기를 모으는 일일 것이다.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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