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띄우는 편지413>-한민족 서사

  • 등록 2026.01.05 1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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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감자

 

 

인디언 감자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오후 햇살에 호숫가 오가는 새해맞이 발길들이 생동한다.

 

광교산 기슭 ‘한우리’ 시산제에 참여 후, 버스 종점부터 반짝이는 광교저수지까지 걷는 동안, 사포닌 성분이 풍부하다는 ‘인디언감자’에 대한 선배님의 이야기에 언뜻한 생각의 글발이다. 

 

한민족의 이야기는 버티는 생명력이었다.

햇빛을 보지 못한 동굴 속, 곰은 깨어나 산마늘(*달래-이하 마늘로 사용)을 먹으며 시간을 견뎠다.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를 바꾸는 선택. 그 인내의 끝에서 곰은 사람이 되었다니 그 변신의 서사가 이 땅의 첫 서문인게다.

 

일찌기 대륙 중원과 해양 역사를 몸에 두른 민족.

 

몽골의 말발굽이 대륙을 덮을 때, 고려는 바다로 물러나 강화도에 섰다.

도망이 아니라 지연과 저항의 선택이었다.

섬은 고립이 아니라 버티는 공간이었고, 바다는 방패가 되었다.

곰이 동굴에서 시간을 견딘 것처럼, 고려는 섬에서 나라의 맥을 지켰다.

‘물러서며 생존의 길을 택한게다.’

 

국가의 울이 무너질 때, 백성은 깃발을 들었다.

조선의 의병은 명령이 아닌 제 양심으로 일어났다.

농부의 호미, 선비의 붓, 상인의 정보가 무기가 되었다.

곰의 서사와 닮은 게다.

외부의 구원이 아니라 내부의 각성.

의병정신은 한민족의 DNA인게다.

‘나라는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어야 함을’

 

“사람이 곧 하늘이다.”

동학은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선언을 했다.

학정과 외세 속에서 백성은 더 이상 참기만 하지 않은 게다.

곰이 사람이 되었듯, 백성은 주체가 되었다.

동학은 이 땅에 근대의 씨앗을 묻은 생명운동(?)이다.

마늘의 그 매운 맛이 피를 맑게 했을게다.

 

전쟁의 잿더미로, 이 나라는 다시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배고픔과 결핍, 압축의 시간.

그러나 이번에도 곰은 포기하지 않았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축적의 결과였다.

땀, 교육, 기술, 밤을 새운 공장 불빛들.

한강은 흘렀고, 시간은 쌓였고, 나라는 다시 모습을 바꾸었다.

 

나아가 최근들어 고대의 천문,제철, 인쇄, 상감, 문자 등 첨단기술에 바탕해 지구촌에 드리운 곰(?)의 발길이 눈부시다.

 

애니웨어, 애니콜,

세계 어디서나 연결되는 기술은

공간의 한계를 넘는 것은, 도전이다.

“띠띠빵빵”

길을 만들고, 이동을 가능케 한 문명의 박동.

한반도의 발걸음이 세계의 도로로 이어졌다.

“사랑해요, 스마일”

생존 이후의 가치, 사람 중심의 철학.

곰이 사람이 되었을 때 비로소 생긴 표정이다.

“불꽃놀이”

화약에서 우주로, 방산에서 에너지로.

밤하늘에 그리는 의지의 궤적.

“이노베이션”

자원 없는 나라의 해답은 혁신이었다.

석유에서 배터리로, 통신에서 플랫폼.

…..

-휘릭 휘리리릭

…..

반만년을 이어온 한민족은 늘 변신의 민족이었다.

곰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형태만 바뀌었을 뿐,

오늘도 제자리에서 제마늘을 먹으며 시간을 견디고 있다.

우리는 안다.

버틴 생명은 반드시 다음 얼굴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일칭 부활인게다. 삼라만상에 깃든 생명력인게다.

이제껏 버텨왔으니 복 받으시라.

다시금 곰의 서사로 힘차게 병오년을 달려보자.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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