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소나타138>-연재글을 읽고서

  • 등록 2025.12.25 21:09:36
크게보기

“바람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숨을 돌리는 것이다”


“바람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숨을 돌리는 것이다”
시인 노영희

아카시아꽃 향기가 온 동네를 들뜨게 한다. 푸른 바람에 실려 오는 향내는 저 먼 곳의 소식을 전해주고, 달콤한 꿀 냄새는 창문을 여는 순간 울컥하고 마음속으로 밀려든다. 그 향기는 잊지 못할 고향의 기억을 불러내며, 내 마음 어딘가를 조용히 두드린다.

경기도민일보 ‘사람들’에 연재된〈한반도소나타>를 읽으며, 나는 다시 그 고향의 향내를 맡았다. 그것은 꽃향기만이 아니라 진한 땀 냄새가 배어 있는 삶의 향기였다.
1집 〈화성소나타>가 향토색 짙은 흙냄새와 인간미 넘치는 자연스러운 삶을 담고 있다면, 2집〈한반도소나타〉는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유람의 기록이다. 가슴에 품은 포부를 글로 옮긴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 기록 행위인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손끝에 힘을 주어 써 내려간 문장들 속에는, 맑은 기운을 봇짐에 지고 길을 나섰을 작가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국을 돌며 역사와 해학을 바탕으로, 글은 대화체로 가볍게 이어진다. ‘호세’와 ‘돈키’라는 화자를 통해 펼쳐지는 서사는 지면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각 지역의 역사를 친근하고도 또렷하게 일깨운다.

“반만년의 생활터전, 단군조선을 시작으로 고조선, 부여와 고구려, 백제, 가야, 신라가 형성한 사국 시대, 이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장엄한 역사의 숨결이 들리는가!”
…..(〈한반도소나타〉 본문 중)

눈을 감아도 보일 듯한 우리 역사가 차례차례 펼쳐진다. 그 현장을 눈에 담고 가슴에 담갔다가, 다시 꺼내어 책 속에 역사로 기록해 두었다. 긴 여정을 마친 뒤에도 읽는 이의 마음에 깊이 각인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잊혔다고 여겨졌던 우리의 터전이 결코 사라지지 않았음을, 우호태 시인이 몸으로 증명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다음 페이지가 자연스레 궁금해진다. 우리나라 역사를 다시 되새기며, 직접 답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인다. 이 소중한 〈한반도소나타〉가 많은 이들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Copyright @2020 포에버뉴스 Corp.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권선로 432, 2층 202호(평동)| 대표전화 : 010-2023-1676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경순 등록번호 : 경기, 아 52599 | 등록일 : 2020.07.09 | 발행인 : 김경순 | 편집인 : 홍순권 포에버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2020 포에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revernews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