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소나타38>-이천

  • 등록 2025.09.13 05: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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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빛다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호새: 선생님, 오늘은 어디로 가세요?

돈키: 이천에서 경기도 전)시장·군수협의회 정기회의가 있어. 봄나들이라 기분은 들떴는데, 간밤에 내린 눈발이 걱정이네.

호새: 이천은 도자기랑 쌀로 유명한 곳 아닌가요?

돈키: 그렇지. 주먹 얘기로도 이름난 곳이지. 일찍 도착해서 청사 안팎을 둘러보니, 마당에 우뚝 선 일송정 소나무의 기상이 글제(글의 주제)를 담은 듯했어. SK하이닉스 반도체, 경기과학고까지 있으니 24만 인구의 알뜰한 도시가 곧 퀀텀 점프하겠지.

호새: 그런데 ‘이천’이란 이름은 어디서 비롯된 거예요?

돈키: 옛 시장님들 말씀을 빌면 고려 태조 왕건이 복하천을 건너 후백제를 멸하고 통일을 이뤘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어. 또 <주역>에 나오는 중요한 실천 항목 가운데 ‘이섭대천(利涉大川)’이란 설도 있는데, 큰 강을 건너는 듯 험난한 일을 실천해야 이롭다는 뜻이야. ‘이천’이란 이름이 거기서 비롯됐다 하니 새겨둘 만하지.

호새: 회의 분위기가 어떤가요?

돈키: 협회장님 덕담에 이어 현 이천시장의 시정 구상이 차르르 펼쳐졌지. 이천의 멋과 맛이 영사기 돌아가듯 이어졌어. 설봉공원, 테르메덴 같은 힐링 여행지, 서희테마파크와 청강만화박물관 같은 역사·문화 여행지, 테마파크와 농촌 체험, 야경까지… 유네스코가 인정할 만큼 창의도시답게 품격이 있더군. 이젠 경강선 전철로 쉽게 올 수 있어, 굳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지 않아도 이천의 멋을 맛볼 수 있지. 곧 산수유 마을의 정취도 만날 수 있을 거야.

호새: 오,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네요.

돈키: 그렇지.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거리 현수막을 보며 문득 생각났어. 고려시대 외교관 서희 말이야. 논리와 담판으로 전쟁을 막고, 강동 6주를 얻어 압록강까지 영토를 확장했다잖아. 댓글로 허우적 대는 요즘 세태를 벗어나려면 청소년들에겐 이런 국사 교육을 다시금 꽉 안겨줘야 해.

호새: ‘이섭대천’이라… 이제는 바다를 넘어 우주로 나아가야 할 차례인가요?

돈키: (미소 지으며) 그래야지. 황해·현해탄·대서양·태평양을 건넜으니, 다음은 우주로 향해야지. 그게 바로 미래를 빛내는 길이야.

호새: 용마(勇馬)인 저도 비마(飛馬)가 되어 날아 볼까요?
돈키: 한반도소나타 여정엔 내 애마(愛馬)가 제격인데….


 

김경순 기자 forevernews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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